그러나 아직껏 주식시장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인 듯하다. 주가가 지난해 한 때 주가지수 900선을 밑도는 것과 같은 극단적 위험에서는 벗어났지만, 투자가의 움츠러진 마음가짐은 추스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가가 상승하여도 제한된 반등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래도 필자는 주식시장에 대해 새 봄이 상징하는 희망과 같은 기대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세계적 금융위기를 계기로 크게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도 높은 경쟁력을 이번에 과시했다. 지난 2월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41.3%나 감소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2월의 2.6%에서 4.4%로 끌어올렸다. 가정이긴 하지만 현재 거론되는 미국자동차 회사의 구조조정이 현실화 되면 현대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높아지게 될 듯하다.
물론 미국 자동차 업계가 구조조정 되어도 해당회사 자체가 소멸되지는 않겠지만, 재탄생까지의 혼란 과정에서 현대자동차의 시장점유율 제고 가능성은 높을 듯하다. 또 불황 이후에 찾아올 기회를 겨냥하여 올해에 5조 9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포스코의 강한 경쟁력 제고 방안도 돋보이는 부문이고, 현대중공업의 세계 조선시장 제패도 우리의 자부심이라 하겠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사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는 부문이 '위기상황에서의 기업 경쟁력'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은 심한 어려움에 빠져 있기에 앞서 거론한 반도체나 자동차 사례에서 같이 경쟁력 열위 기업은 여하한 형태로든 정리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생존 기업은 엄청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물론 우리의 모든 업체가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않았지만, 각 산업 선두 업체의 강한 국제경쟁력은 우리 주식시장에 큰 힘이 될 것 같다. 선발업체의 경쟁력이 강하면 선발업체와 연관된 업체들도 그 혜택을 수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상당수 업체에서 노사 간 협조도 잘 진행되고 있다. 실로 노사협의가 분규 없이 타결되고, 고통을 분담하는 노동계의 자기희생에서 북받치는 뿌듯함이 느껴진다. 이러한 점이 우리 경제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 같다.
때문에 현재 어려움의 연장선에서 향후의 주가전망을 어둡게 볼 것은 아니라 여겨진다. 특히 3월 6일자 MSCI 기준 올해 우리의 예상 PER(주가/1주당순이익)은 8.5배에 불과하다. 기업이익 증가 때문이 아닌 큰 폭의 주가하락으로 인해 PER이 낮아진 것이지만, PER 8.5배를 금리로 환산하면 대략 11.7% 쯤 된다. 이는 1월 현재 저축성 예금금리 4.16%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다. 금리 차이만큼 주식이 금리상품대비 매력적인 셈이다.
정리하면 선발 기업의 높은 경쟁력, 원만한 노사관계, 낮은 PER이 새봄의 희망과 같이 필자의 기대를 부풀린다. 또 이 때문에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주식의 장기투자를 꾸준히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