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주식시장의 봄을 기대하며

신성호 한국증권업협회 상무 2009.03.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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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주식시장의 봄을 기대하며


새삼스럽게 창밖의 풍경에서 봄 빛깔이 감지된다. 움트는 새싹에서도 생활의 활기가 느껴진다. 더구나 한결 따사해진 봄볕과 살랑거리는 봄바람이 곁에 있어 심신이 안락하다. 마누라의 손마디가 거칠어졌지만 손잡고 산행을 하고 싶은 계절이 온 것 같다.

그러나 아직껏 주식시장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인 듯하다. 주가가 지난해 한 때 주가지수 900선을 밑도는 것과 같은 극단적 위험에서는 벗어났지만, 투자가의 움츠러진 마음가짐은 추스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가가 상승하여도 제한된 반등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IMF를 비롯해 각 연구단체들의 경제전망 수치는 나날이 낮아지고 있다. 예컨대 상당수 연구기관들은 지난해 연말까지만 하여도 세계경기의 바닥시점을 올해 2분기로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올해 하반기로 늦추어 잡고 있다. 연구기관에 따라서는 경기바닥 시점을 내년 이후로 예상하기도 한다.

그래도 필자는 주식시장에 대해 새 봄이 상징하는 희망과 같은 기대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세계적 금융위기를 계기로 크게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절대적 우위를 점하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이번에 대만의 모든 반도체 업체들을 매우 곤궁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대만의 반도체 업계가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국제적으로 반도체 업계가 어떠한 형태로든 재편될 것 같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반도체 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고, 그간 줄곧 하락하던 반도체 가격도 안정될 듯싶다.

현대자동차도 높은 경쟁력을 이번에 과시했다. 지난 2월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41.3%나 감소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2월의 2.6%에서 4.4%로 끌어올렸다. 가정이긴 하지만 현재 거론되는 미국자동차 회사의 구조조정이 현실화 되면 현대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높아지게 될 듯하다.

물론 미국 자동차 업계가 구조조정 되어도 해당회사 자체가 소멸되지는 않겠지만, 재탄생까지의 혼란 과정에서 현대자동차의 시장점유율 제고 가능성은 높을 듯하다. 또 불황 이후에 찾아올 기회를 겨냥하여 올해에 5조 9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포스코의 강한 경쟁력 제고 방안도 돋보이는 부문이고, 현대중공업의 세계 조선시장 제패도 우리의 자부심이라 하겠다.


사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는 부문이 '위기상황에서의 기업 경쟁력'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은 심한 어려움에 빠져 있기에 앞서 거론한 반도체나 자동차 사례에서 같이 경쟁력 열위 기업은 여하한 형태로든 정리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생존 기업은 엄청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물론 우리의 모든 업체가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않았지만, 각 산업 선두 업체의 강한 국제경쟁력은 우리 주식시장에 큰 힘이 될 것 같다. 선발업체의 경쟁력이 강하면 선발업체와 연관된 업체들도 그 혜택을 수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상당수 업체에서 노사 간 협조도 잘 진행되고 있다. 실로 노사협의가 분규 없이 타결되고, 고통을 분담하는 노동계의 자기희생에서 북받치는 뿌듯함이 느껴진다. 이러한 점이 우리 경제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 같다.

때문에 현재 어려움의 연장선에서 향후의 주가전망을 어둡게 볼 것은 아니라 여겨진다. 특히 3월 6일자 MSCI 기준 올해 우리의 예상 PER(주가/1주당순이익)은 8.5배에 불과하다. 기업이익 증가 때문이 아닌 큰 폭의 주가하락으로 인해 PER이 낮아진 것이지만, PER 8.5배를 금리로 환산하면 대략 11.7% 쯤 된다. 이는 1월 현재 저축성 예금금리 4.16%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다. 금리 차이만큼 주식이 금리상품대비 매력적인 셈이다.

정리하면 선발 기업의 높은 경쟁력, 원만한 노사관계, 낮은 PER이 새봄의 희망과 같이 필자의 기대를 부풀린다. 또 이 때문에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주식의 장기투자를 꾸준히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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