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2% 부족한 美국채 매입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3.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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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안정에는 긍정 작용… 한은 국채 직매입 나서야 주가 호응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3000억 달려 규모의 국채 직접 매입 발표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시장을 비롯한 아시아증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본격적인 양적팽창을 선언한 미국 정책당국의 행보는 장기적으로는 국내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한다. 그러나 일단 19일 주식시장에서는 미국발 호재에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으며 보합권에서 힘겨운 발걸음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11시17분 현재 전날에 비해 5.89포인트(0.50%) 내린 1164.06을 기록하고 있다. 개장 직후 미국발 호재에 반응하며 1186.91(+1.45%)까지 상승했던 지수는 1200선에 육박하면서 개인 매도세가 밀려들며 하락반전 하는 등 보합권에서 힘없는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호재에도 국내증시가 마뜩찮은 표정을 짓는 점에 대해 올들어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인 국내증시의 강세와 1200선을 앞두고 매물벽이 두터운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국채 매입으로 환율시장의 안정세는 가속화되겠지만,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은 양적팽창 정책이 정책당국을 통해 나와야만 증시가 신뢰성을 가지고 상승으로 태도를 전환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통화의 양적팽창 선언이 가시화되는 시기까지 '2% 부족한 배고픔'을 참고 박스권에서 눈치보기로 일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은 "1200선을 앞두고 매물벽이 두터운데다 밸류에이션상 코스피지수가 싸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이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국채매입 발표로 향후 반등이 예상되는 금융주는 기관 중심 매수세가 몰리면서 강세를 나타내지만 대부분 제조업은 잠시 기다리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지적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최근 200거래일(지난해 6월 이후) 동안 1100~1200사이에 매물대는 전체 매물량 가운데 31.4%를 차지한다. 1200~1300선에 6.2%, 1300~1450선까지 2.3%가 몰린 점을 감안하면 1100~1200선 사이의 매물벽은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때문에 1200선을 뚫고 추세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에는 상당한 수급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 등 수급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증시에 뛰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수급의 해소가 만만치 않다.



오현석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투자정보파트장은 "국내증시가 FRB의 국채 직매입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은 올들어 미국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측면도 강하다"며 "단독으로 상승하기에는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키맞추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들어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14.7% 하락했고, S&P500지수도 12.1%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올들어 3.6% 오르면서 미국 주요증시와 디커플링을 나타내고 있다.

다우지수는 최근 금융경색 완화 조짐으로 지난 6일 6469.95를 저점으로 지난 18일 7486.58까지 8거래일간 15.7% 급등했다. S&P500지수도 같은 기간 16.2% 상승했다.



이에 반해 코스피지수는 같은 시기 10.5% 오르면서 미국의 주요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르고 있다.

오 파트장은 "미국이 양적팽창책을 발표했지만 한국증시에도 바람이 불어오려면 한국도 정책당국의 국채 직매입 등 의지가 뒤따라야 한다"며 "미국 부실금융기관과 자동차업계 등의 구조조정이 이번 발표와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근본원인 제거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 부족한 '증시의 느낌'때문에 대세상승 전환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오파트장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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