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값 얼마나...'포스코의 고민'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3.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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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철강가격 인하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철광석과 연료탄에 대한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면 포스코의 철강제품 가격이 최대 10%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 측은 철강가격 인하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현재 호주 브라질 등의 광산업체들과 철강제품의 원재료인 철광석, 연료탄에 대한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최근 호주의 한 광산업체와의 협상에서 철강 원료탄 가운데 15%의 비중을 차지하는 반무연탄을 지난해보다 63% 인하된 가격에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포스코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 BHP빌리턴, 호주 철광석업체 리오틴토, 브라질 철광석업체 발레 등과도 나머지 연료탄과 철광석에 대한 가격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나머지 원료탄 가격은 약 50%, 철광석 가격은 약 30%씩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철광석의 국제 현물 가격은 지난해 고점 대비 65%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포스코에 앞서 협상 중인 중국의 주요 철강사들이 호주, 브라질 광산업체들에 대해 50% 이상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반대로 일부 철광석 업체들은 중국의 조강 생산량이 늘었다는 이유로 오히려 5% 인상을 주장하는 등 입장 차이가 커 타결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광석, 연료탄 가격 협상이 언제 타결될지 알 수 없다"며 "지난해의 경우 7월이 돼서야 타결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협상이 뒤늦게 타결될 경우 대개 4월 선적분부터 새로 결정된 가격이 소급 적용된다.

주원료인 철광석과 연료탄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경우 열연코일 등 포스코의 철강제품 가격도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12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앞서 "글로벌 철광가격 협상이 끝나면 철강제품 가격의 인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료탄과 철광석 가격이 약 30∼50% 내릴 경우 포스코의 철강제품 가격은 최대 10%까지 인하될 여지가 생기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실제 인하 여지는 이보다 적다.

한편 포스코는 철강제품 가격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고 어떻게 결정될지 알 수 없다"며 "철강제품 가격은 시장의 수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일 뿐 원재료 가격이 떨어진다고 무조건 가격을 낮추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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