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실업자 시대 눈앞…'실업대란' 가시화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9.03.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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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2만4000명... 정부 추경 통해 충격 최소화 노력

경제위기에 따른 '실업 대란'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실업자 100만명 시대가 머지않아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이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용 빙하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100만 실업자 시대 눈앞=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실업자수는 92만4000명으로 4달 전인 지난해 10월(73만6000명)과 비교할때 20만명 가까이 급증했다.



실업자수 증가폭도 지난해 11월 75만명→12월 78만7000명→1월 84만8000명 등으로 가파르다. 이런 추세라면 3월 실업자수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업자수 증가에 따라 지난해 10월 3.0%에 불과했던 실업률도 3.9%까지 치솟았다. 경제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3월에는 4%대 실업률을 기록할 공산이 크다.



특히 청년(15~29세)실업률은 8.7%로 전년동월(7.3%)대비 1.4%포인트나 상승해 경제위기로 취업길이 꽉 막힌 현실을 대변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623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0만9000명(3.2%) 증가했다. 이 중에서 구직 자체를 포기한 구직단념자는 16만9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무려 41.5%나 늘었다.

'그냥 쉬었다'는 이들도 1년전에 비해 7.6%가 증가했다. 덩달아 취업준비자수는 56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만9000명이 감소했다.


일자리는 14만2000개가 줄어들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고용률은 57%로 전년동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1년 2월(56.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잡셰어링과 추경에 기대=문제는 경제여건상 일자리 사정이 더 나빠질 것이 확실시된다는 점에 있다. 정부도 지난달 경제성장률 전망을 3% 성장에서 -2%로 내려잡으면서 일자리는 20만개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실물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이제 막 준비단계에 있어 실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잡 리스' 족은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건설업, 해운업에 이어 자동차, 철강, 조건, IT 등 제조업 전반에 한계기업이 나타나고 있다"며 "1분기 이후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 산업부문으로 실업사태가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으면 가동할 예정이었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앞당겨 시행키로 하고 최대 6조원에 이르는 일자리 추경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 실직자와 폐업 자영업자에게는 '희망근로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6개월간 단기 일자리를 제공하고, 실직자에게 지급되는 실업급여를 10개월까지 연장 지급한다. 또 자영업자가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며 전직훈련을 비롯한 직업훈련 지원도 대폭 확충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업 단위에서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을 통한 일자리 유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잡셰어링 과정에서 삭감된 임금에 대해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등의 지원책도 시행할 예정이다. 대졸 초임 임금삭감 및 기존직원 임금반납을 통한 재원으로 공공기관에서 인턴 1만명을 채용하는 등 단기적 청년실업 대책도 병행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잡 셰어링의 확산으로 기존 일자리는 최대한 유지하면서 부득이하게 탈락한 이들은 경기가 회복될때까지 단기 일자리 제공으로 충격을 흡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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