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되살릴 든든한 버팀목 '해외건설'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9.03.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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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해외건설 대상]

최근 3~4년전부터 국내 건설기업들은 해외건설시장에서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단순 수치만 봐도 2006년 165억 달러를 기록한 해외건설 수주 규모는 2007년 398억 달러로 대폭 늘어난 데 이어, 2008년에는 연간 역대 최고액인 476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리는 성과를 보였다. 3년간 수주액이 무려 1039억 달러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건설기업들이 해외건설시장에 첫 진출한 지난 1965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43년간 수주한 총 3001억 달러의 34.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시점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과거 20년에 걸쳐 달성할 수주고를 불과 3년 만에 올린 셈이다.



전체적인 수주 내용도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대표적으로 고부가가치 공종인 엔지니어링 부문의 경우 2003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 시동을 건 이후 지난해에만 9억 달러를 수주했다. 전년대비 2.4배 늘어난 수주 규모다.

단순 도급방식에서 벗어나 사업 기획과 타당성 분석, 파이낸싱, 운영 등의 전 분야에서 능력이 필요한 투자개발형 사업도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과 신도시 개발경험을 접목한 '유시티'(U-City) 수출과 자원개발, 인프라 건설을 연계한 '패키지딜' 방식 역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해외건설은 수입을 유발하지 않는 외화 공급원으로,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동시에 선진기술 도입을 통한 국내 건설산업의 글로벌화를 선도하는 등 국가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쇼크로 인한 국내 경기 침체 속에서 달성한 이 같은 성과는 위기 극복에도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경기 되살릴 든든한 버팀목 '해외건설'


선진화된 대한민국 건설기술 수준을 세계 각국에 알리고 세계 속에 '건설강국 코리아'의 기상을 심은 건설기업을 발굴, 전파하기 위해 마련한 '2009 해외건설 대상'에서 현대건설의 사우디아라비아 쿠레이스 유전 개발공사의 가스 처리시설 프로젝트가 영예의 종합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총 공사비 8억229만 달러 규모로, 오일·가스(Oil & Gas) 분야 세계 최대 발주처 가운데 하나인 아람코(Aramco)로부터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수주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생산 설비 (1.2 MBPD) 중 가스 플랜트를 공사기간(31개월) 내에 완공,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위상과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으며 사우디 현지인을 고용하는 동시에 기술자를 양성함으로써, 한-사우디간 민간 외교 역할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다.

토목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SK건설의 터키 이스탄불 '해저터널'(Strait Road Tunnel Crossing)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기업으론 최초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해외 해저터널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우리 건설산업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축부문 최우수상 프로젝트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버즈 두바이'는 세계 최고 높이(800m 이상)의 마천루로, 대한민국 건설 기술력을 전 세계에 과시한 최고의 프로젝트라는 평이다.

같은 부문 공동 수상작인 쌍용건설의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복합 리조트'는 역대 국내기업이 수주한 해외 건축공사 중 최대 규모(6억8600만 달러)다. 입찰 당시 일본과 프랑스 등의 세계 유수 건설기업들과 경합해 최저가를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쌍용건설이 그동안 싱가포르에서 보여준 시공능력을 인정받아 낙찰자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플랜트부문 수상작인 대림산업의 사우디 카얀 폴리카보네이트 공장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13억5000만 달러 규모의 초대형 공사로, 발주처로부터 탁월한 업무 수행관리 능력을 인정받는 등 세계 플랜트시장에서의 경쟁력 우위를 다지는데 일조했다.

포스코건설이 수행 중인 칠레 벤타나스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는 중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와 함께 역시 플랜트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엔지니어링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뽑힌 현대엔지니어링은 불과 2년 만에 12개국의 건설시장을 새롭게 뚫으면서 탁월한 기술력을 선보이며 국내 건설기술의 우수성을 알렸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에만 3000억원에 달하는 국산 기자재 수출을 이뤄내 국가 무역수지 흑자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금호건설이 수행 중인 베트남 호찌민시 '금호아시아나플라자'가 프로젝트 개발부문 최우수상에 올랐다. 올 9월 준공 예정으로 상가, 호텔, 아파트, 오피스 등을 짓는 이 프로젝트는 호찌민시 랜드마크 역할을 하게 된다.

이머징(신시장개척)부문을 석권한 한국토지공사는 자체적인 노하우를 수출함으로써 국위 선양은 물론, 소중한 외화 벌이의 첨병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분당신도시보다 3배 이상 큰 규모의 아제르바이잔 신행정도시를 비롯해 세네갈, 리비아, 몽골, 알제리 등에도 신도시 노하우를 수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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