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쿠페', 판매는 "신통치 않네"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2009.03.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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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불편" 국내 소비자 선입견 여전...판매실적 세단에 크게 못미쳐

'2인승 세단형 자동차'를 뜻하는 쿠페(Coupe)가 국내에서도 중소형 배기량별로 다양하게 나오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네시스쿠페↑제네시스쿠페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차 중에선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가 작년 말 출시됐지만, 현재까지 제네시스 세단 판매량의 3분의 1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 쿠페는 지난 2월 654대가 판매돼, 세단 판매량(1928대) 대비 3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수입차들도 지난해 인피니티 '뉴G37 쿠페', 포드 '머스탱쿠페', 미쓰비시 '이클립스 쿠페' 등을 출시한데 이어 올 초 아우디가 '뉴A5쿠페'를 처음 선보였고, 폭스바겐은 신개념 4도어 세단형 쿠페라는 'CC'를 출시했다.



3월에는 BMW도 '뉴1시리즈'를 국내에 처음 발표하는 자리에서 '120디젤 쿠페'를 들고 나왔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출시 초부터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형의 2인승 쿠페라는 컨셉으로 젊은 층을 목표고객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CC↑폭스바겐 CC
↑BMW 120d↑BMW 120d
이중 인피니티 G37쿠페는 올 들어 2월까지 총 22대가 팔리면서 G37세단 판매량(185대)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포드 머스탱과 미쓰비시 이클립스도 2개월 동안 각각 4대와 3대 팔리는데 그쳤다.



아우디 뉴A5는 지난달 1월(15대) 보다 많은 28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딜러 측 분위기는 이 같은 실적이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눈치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4도어 세단형 쿠페인 CC의 계약실적이 6주 만에 200대를 돌파해 초기물량을 다 소진했다.

3000만원대 이하라는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던 206CC(Coupe Convertible)에 이어 207CC, 307CC 등을 공격적으로 발표했던 푸조는 최근 판매급감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307CC는 지난해 총 70대만이 팔렸으며,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5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과 달리 국내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2도어 쿠페모델에 대해 오픈카와 비슷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며 "4~5인승이라는 점을 강조해도 뒷좌석이 많이 불편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메이커 쪽에서도 이를 감안, 물량을 많이 들여오거나 주력 판매모델로 삼으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에서 수입차를 판매하고 있는 한 딜러는 "고객들이 전시장을 방문해 쿠페형 모델을 보면 날렵하게 생긴 사이드실루엣에 우선은 상당히 마음에 들어한다"며 "하지만 계약단계에 가서는 결국 세단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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