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트로이카 시대' 준비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3.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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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건설·증권 3인방, 환율급락 타고 '부활'

코스피지수가 화끈하게 올랐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38.42포인트(3.41%) 상승한 1163.88로 마쳤다.

수급선으로 불리는 60일 이동평균선(1135.95)과 경기선으로 일컬어지는 120일 이평선(1150.05)도 가뿐하게 넘어섰다.

두드러진 대목은 은행과 건설, 증권의 '트로이카주'의 부활이다. 증시 상승의 초입을 알리는 동시에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상승세를 이끄는 표식이 되는 '트로이카주'의 부활에 코스피시장은 활기를 나타냈다.



이날 증권업종지수는 전날에 비해 11.3% 급등했다. 은행주들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 (61,600원 0.00%)는 상한가에 가까운 11.6% 올랐고,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우리금융 (11,900원 0.0%)도 9.6%와 7.3% 상승했다.

건설업종지수도 6.7% 급등하면서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반면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그동안 코스피시장을 선도한 업종이나 종목의 반등세는 상대적으로 강도가 떨어졌다. 전기전자업종지수는 2.3% 상승에 그쳤고,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는 2.6% 상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그간 증시를 이끈 업종이나 종목이 힘을 쓰지 못하는 반면 은행과 증권, 건설같은 '트로이카주'가 탄력을 받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원/달러 환율의 급락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31.5원 급락한 1408원에 장을 마치며 1400원 붕괴도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 주부터 확연한 내림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은 9일 1549원 종가에서 약 1주일간 140.5원 급락했다. 3월 들어서는 161.8원 내렸다.


국내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저평가되고 환율 부담에 기가 꺾인 '트로이카주'에 대한 매수세가 촉발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기관이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트로이카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날 기관은 증권 996억원 순매수 등 금융에 대해 2613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건설도 61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종석 KTB자산운용 주식본부장은 단기적으로 트로이카의 상승세가 돋보이는 반면 전기전자와 자동차의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본부장은 "지금까지 환율과 구조조정, 글로벌 금융불안 등으로 주눅이 들어있던 트로이카주에 대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게 나타났다"며 "은행과 건설, 조선 등 오름폭이 둔했던 업종에 대한 컨센서스가 강하게 형성돼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투신을 비롯한 기관들이 그동안 불안감때문에 줄여놨던 비중을 채우는 과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도 곁들였다.

한 본부장은 "트로이카주의 수익률 강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전기전자와 자동차는 경기의 맨 끝단에서 움직이는 섹터임을 감안하면 원/달러 효과가 힘을 받지 못하게 되면 좋은 흐름을 내줄 공산이 크다"고 관측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14,200원 ▲120 +0.85%) 투자전략팀장도 "은행과 증권, 건설같은 트로이카주와 가격 차이를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최근 상승폭이 적었던 대형주 중심의 오름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투자정보파트장도 비슷한 견해다. 다만 트로이카주가 주도주로 치고 올라오는 점에 대해서는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오파트장은 "전체적으로 섹터별 순환매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추세로 가닥을 잡으면서 부진했던 금융이나 건설이 회복해가는 과정"이라며 "이들이 주도주로 나서면서 증시를 끌어올릴 특별한 재료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귀띔했다.

트로이카주가 본격적으로 주도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유동성 장세가 펼쳐져야 하지만, 아직은 MMF 등에 몰린 자금이 대거 증시로 이동한다는 모습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은행과 증권 등 금융주의 반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는 제시했다.

오 파트장은 "이번주 미국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실적 발표가 그다지 실망스럽지 않은 것으로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국내 금융주의 추가 상승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전기전자는 자동차는 당분간 트로이카주에 주도권을 내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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