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환매하면 손해? 中본토펀드 굴레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09.03.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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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성·미래 환매시 남은 수익자가 환위험 떠안아

"다른 투자자가 환매하면 내가 손해를 본다?"

최근 삼성투신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중국본토펀드가 환위험 '굴레' 논란에 휩싸였다. 환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율변동위험(이하 환위험)을 펀드의 잔존 수익자가 떠안도록 상품이 설계된 까닭이다.

이 때문에 환헤지형 펀드인줄만 알고 가입한 투자자들은 자칫 낭패를 볼 수는 상황이다. 또 투자자간 이해상충 문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투신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국본토펀드는 환헤지 여부와 상관없이 환매시 발생하는 환위험이 펀드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중국본토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환매를 할 경우 중국 정부의 해외송금 규제로 환매대금을 받기까지 최고 40일이 걸린다. 운용사는 투자자의 환매요청이 들어오면 펀드의 위안화 자산을 달러 바꾸고, 다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환매대금을 지불한다. 이 과정에서 위안화-달러, 달러-원화 등 두 번의 환위험이 발생하게 되는데 삼성투신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국본토펀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 환율변동에 따라 투자자의 실제 환매대금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운용사는 투자자의 환매대금을 보전하기 위해 환위험을 고스란히 펀드에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1억원의 환매대금이 환율변동으로 9000만원이 될 경우 1000만원의 손실은 펀드의 잔존 수익자가 부담하는 꼴이다. 환전 당시 환율이 오르면 펀드 성과가 좋아질 수 있지만 반대로 환율이 급락할 경우 펀드 수익률은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환매로 인해 발생하는 환위험을 투자설명서에 고지하고 있고, 펀드 판매시점에 이를 고객에게 확실히 주지시키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운용사의 중국본토펀드가 기관과 개인들이 함께 투자하는 펀드라는 점이다. 지난 13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차이나A쉐어주식펀드'는 총 설정액이 2272억원으로 이중 87% 가량인 1985억원이 미래에셋의 해외펀드 등 다른 펀드가 투자한 금액이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차이나2.0중국본토주식펀드’도 총 설정액 563억 중 550억원은 삼성 계열사 등 주로 법인이 투자한 것이다.


남이 환매하면 손해? 中본토펀드 굴레


따라서 투자규모 크고, 정보수집이 빠른 펀드와 법인이 대량 환매에 나설 경우 환율변동으로 펀드 성과는 크게 악화될 수 있고, 개인투자자들만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관계자는 “소액이 환매 될 경우는 크게 문제가 안 돼도 펀드 등 대규모 자금이 환매 될 경우 투자자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투신 관계자는 “대량환매가 발생할 경우 환헤지를 통해 펀드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량환매 기준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했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대량 환매시에는 하루만에 위안화를 달러로 환전해놓기 때문에 환헤지형 중국본토펀드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PCA자산운용 등 외국계 운용사들은 중국본토펀드의 이 같은 환위험 문제 때문에 아예 환헤지형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노출형이라고 할지라도 환매대금에 대해서는 환헤지를 통해 펀드 성과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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