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가 증시에 힘을 보탤 것"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09.03.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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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 인사이트] '윈도 7'도 메모리 수요 창출

"스타크래프트2가 증시에 힘을 보탤 것"


연일 신저점을 경신하던 미국과 유럽권 증시가 반등을 시작하면서 그 동안 나 홀로 주가행보에 부담을 느끼던 한국증시가 힘을 얻고 있다. 추가 상승 여부 및 추세 반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수시로 발표되고 있는 주요 경제지표가 역사적 저점을 경신하고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임박 소식 역시 시장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어 낙관은 금물이다. 다만 앞으로 한두 차례의 위기국면이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큰 흐름에서 시장의 방향성을 바꿀 수 있는 작지만 희망적인 시그널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다.



첫번째 희망 시그널은 중국에서 기대해 본다. 먼저 중국의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 기대감과 한계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시점에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서도 정부정책 영향력이 먹힐 수 있고, 중국인들의 소비패턴 역시 과거와 달리 실질 구매력이 동반된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정부의 천문학적 경기부양에도 불구하고 실종된 소비수요가 중국에서는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 시각에서 중국이 미국을 대신하여 세계의 소비시장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할 수 있으나, 최근 색조화장품에서 자동차, 휴대폰, LCD TV 그리고 고가의 명품소비재까지 중국 내수소비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감안 시 예상외로 빨라질 수도 있을 거라는 판단이다.



두번째 희망의 시그널은 IT분야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중 예정되어 있는 IT관련 이벤트 중 잠재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이슈는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번째는 미국의 디지털방송 전환 의무화 조치이다. 당초에는 2월1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오는 6월12일로 연기되었다. 현재 미국의 TV시청가구수는 1억1,450만 가구수로 파악되며 이 가운데 800만 가구(2,500만대) 정도가 디지털 전환 대상으로 분석(시장조사기관 닐슨 자료)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와 일정 연기로 지연된 디지털 TV 또는 아날로그 TV로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컨버터 수요가 다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방송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LG전자(미국자회사 제니스 효과 기대)와 대표적 셋탑박스 업체인 휴맥스의 수혜 여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두번째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2'의 출시 효과 기대감을 들 수 있다. 지난 1998년 출시 이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왕좌를 지켜온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이 10여년 만에 출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출시 시기를 정확히 알 수 는 없으나 대략 6월~8월 전후로 예상된다.


과거 '스타크래프트'가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현상(PC방, e-sport 확산 등)으로까지 발전했음을 감안 시 상당한 영향력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게임업체의 시장재편 가능성을 넘어 PC사양의 고급화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그래픽카드, 디스플레이 등 관련 하드웨어 수요 동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치킨게임 막바지 국면에 위치한 국내 반도체업체에게는 또 하나의 희소식될 가능성을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는 MS사의 'Windows 7'의 출시 기대감이다. 지난 1992년 '윈도 3.1'출시 이후 윈도 95 , 윈도 98, 윈도 2000, 윈도 ME, 윈도 XP, 윈도 2003에 이어 가장 최근인 2007년 “윈도 비스타”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버전이 시장이 출시될 때 마다 IT시장에 커다란 기대감과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DOS체제에서 윈도체제로 운영방식 전환을 가져온 윈도 95~98과 밀레니엄 버그 혼란기의 윈도 2000~ XP가 빅히트를 친 경험이 있다. 이번 '윈도 7'역시 전작 “윈도 비스타”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궁극적으로는 XP를 대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OS운영체제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하드웨어의 수요를 촉발시키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고 있다. 증시 역시 아직 넘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도 실이지만, 희망을 갖게 하는 소식도 간헐적으로 들리기 시작하고 있다. 한국경제와 증시의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IT산업의 숨겨진 희망 시그널이 기대로 그치지 않고 현실화될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2009년 이후 한국경제가 부활한다면 그 출발점은 IT산업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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