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램으로 100만명을 죽일 수 있는 맹독을 의약품으로 개발하는데 성공, 최근 고성장에 신바람난 기업이 있다. 보톨리눔 독소 제제 완제품인 메디톡신 개발제조업체 메디톡스 (198,000원 ▲8,700 +4.60%)다.
보톨리눔 독소 제제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전세계에 단 4곳 뿐. 메디톡신이 국내에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으로 당시 영업이익은 15억원에 불과했다. 2007년에도 16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급증했다. 순이익은 2007년 15억원에서 2008년에는 4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전체 매출액 17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사진)는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품질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도 한몫을 했다고 답했다. 메디톡신은 미국, EU제품에 비해 뒤지지 않는 품질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타사대비 80% 수준의 가격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정 대표는 "보툴리눔 제제는 맹독성 물질이므로 BL3라는 특수 건물 내에서 제조해야 하며 한 병에 주입되는 원료의 양이 나노그램(nano gram) 수준이어서 생산기술을 단시일 내 획득할 수 없는 데다가 국가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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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충북 청원군 오창읍에 위치한 생산공장은 공기 유입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사람들이 드나들 때 한 장소에서 두 개의 문을 열지 않도록 하는 등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었다. 또 압력의 차를 이용해 실험실 등의 공기는 정화되어 밖으로만 나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생산과정에서 분량 판정이 난 제품들은 완전히 폐기하는 등 치밀했다.
메디톡스는 세계 4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한 후발업체지만 정대표의 보톨리눔 독소 연구개발 기간은 22년에 달한다. 이 기간동안 축적된 상당한 연구개발력을 통해 향후 개선된 의약품들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새로운 제품이 나온다면 향후 세계시장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비아오스타 사업'으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현재 전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 선진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송생명과학단지 내에 1만7820㎡(5400평)의 부지를 확보했으며 앞으로 시설 구비 비용으로 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보톨리눔 독소는 원래 사시를 치료하기 위해 만든 의약품"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피부미용 제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앞으로 해외처럼 안검경련, 뇌성마비 등 신경질환 치료제로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