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화재 사망자, 사이버 추모행렬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9.03.1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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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화재 사망자, 사이버 추모행렬


아파트 화재로 유명을 달리 한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을 추모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야구 커뮤니티 사이트인 MLB파크 '한국야구게시판' 운영자는 지난 12일 공지를 통해 압구정 아파트 화재로 숨진 30대 여성 이모씨가 게시판 회원인 'eunie2'라고 밝혔다.

한국야구게시판에서 'eunie2'라는 필명을 사용한 이씨(36)는 지난 11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졌다. 당시 불길을 이기지 못하고 난간에서 추락하는 영상이 공개돼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게시판 운영자는 "뉴스에서 사건을 접했지만 한국야구게시판의 eunie2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며 "여러가지 글로써 표현하지 못하는 복잡한 심경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밝혔다.

사고 소식을 접한 한국야구게시판 회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회원들은 게시판에 50여개의 추모글을 올리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특히 고인은 PC통신 시절부터 야구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글을 올려와 온라인 야구팬들 사이에는
유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A씨는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이제 볼 수가 없다니 푸근한 웃음이 계속 눈 앞에 아른거린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을 위한 사이버 추모 행렬은 지난해에도 진행돼 냉담하기만 할 것 같았던 인터넷 공간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해 12월 네이버 인테리어 카페 '레몬테라스'의 사이버 추모행렬이었다. 이 카페 회원들은 한 40대 여성 회원이 유족도 없이 자살한 채 발견되자 자발적으로 유족 찾기에 나서는 등 사이버 추모행렬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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