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향적 접근이 기업 생존 판가름"

유필화 SKK GSB 부학장 2009.03.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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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지상특강] 2회. 시장지향적 전략 (上)

편집자주 머니투데이는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 교수들이 필진으로 참여하는 'MBA 지상특강'을 20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마케팅, 재무, 인적 자원관리 등 최신 MBA 트렌드를 간략하게 소개함으로써 위기의 시대에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전략적 해법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시장지향적 접근이 기업 생존 판가름"


시장지향적 전략은 철저하게 시장기회와 고객의 욕구를 회사가 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 놓는다. 내부의 일은 이 철학에 맞도록, 즉 시장의 요구를 따르는 방향으로 조정된다.

이러한 시장지향적 정책을 엄격히 시행하는 회사들은 흔히 혼란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고, 위험부담을 비교적 덜 두려워한다.



이들은 내부역량을 중시하는 회사에 비해 사업의 방식이나 내용, 그리고 경쟁구도상에서의 위치(competitive position)등을 더 자주 바꾸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많은 실제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회사는 이러한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사업기회를 접하게 된다.

많은 회사들이 '우리 회사는 시장지향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생존능력을 잃었을 것이고, 아마 시장에서 벌써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지향적 전략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서, 모든 기업활동의 초점을 고객의 요구 및 시장의 발전추세에 맞춘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효과적인 시장지향적 전략은 아래의 세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우리에게 의미 있는 시장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둘째, 어떻게 하면 그러한 시장기회를 성공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가? 즉 어떻게 해야만 고객들의 욕구를 최대한 만족시키면서도 최고의 이익을 내고, 또 경쟁사에 대비한 지속적인 차별화를 달성할 수 있는가?
셋째, 시장중심적인 전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어떤 내부적인 조치가 필요한가?

다음의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이 시장지향적 전략을 시행하는 길은 여러 가지다.


독일 서북부의 베스트팔렌 지방의 귀터즈로라는 마을에 본사가 있는 베텔스만(Bertelsmann)은 지난 50여 년 동안 성경책을 찍어내는 출판사에서 세계적인 종합 미디어 회사로 발전해왔다. 이 회사는 서적, 잡지, 텔레비전, 음악, 인터넷 등의 다양한 사업영역을 갖고 있으며, 1998년 초에 랜덤 하우스(Random House)를 인수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영어서적 출판사가 되었다.

1948년 이후 최근까지 베텔스만은 매년 평균 약 22%씩 성장해왔으며, 이 기간 동안 한 번도 외형이 줄어든 해가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식품회사인 CJ와 오리온은 식품산업의 한계를 느끼고 오락산업, 금융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반면에 유럽의 철강회사였던 프로이사크(Preussag)는 본업의 어려운 시장상황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관광회사로 변신했다. 프로이사크는 2002년 투이(TUI AG)로 사명을 바꿨다.

시장의 변화와 추세에 늘 관심을 기울이는 것 외에, 자사의 시장을 정의하고 발전시키는 것도 (제품, 고객집단, 지역) 시장지향적 전략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시장정의는 밖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패션이라는 편익을 제공하는 스위스의 시계상표 스와치(Swatch)와 독일의 안경 할인점체인 필만(Fielmann)은 시장을 새롭게 정의하고 혁신적인 시장전략을 구사했다. 이에 따라 그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세분시장을 창출해냈고 시장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1925년 설립된 미국의 건설장비회사 캐터필러(Caterpillar)도 이와 비슷한 범주에 속한다. 이 회사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자사의 모든 고객들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부품을 24시간 내에 배달해주고 있다. 캐터필러의 이 전략으로 말미암아 이 업계의 성공요인이 제품에서 서비스로 바뀌고 말았다.

또한 캐터필러는 자기회사를 경쟁사들과 지속적으로 다르게 보이게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건설장비 자체는 비교적 쉽게 모방할 수 있지만, 전 세계를 덮는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설사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고 해도 그러한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또 스웨덴의 가구회사 이케아(Ikea)나 미국의 커피숍 체인 스타벅스(Starbucks)는 기술혁신이나 기술력이 아닌 철저한 고객지향정신을 바탕으로 시장을 새로 만들어 냈고, 또한 그들이 창출한 시장에서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다.



반면에 무선통신, 자동차, IT 등의 산업에서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이런 분야에서는 기술이 성공의 바탕이다. 그러나 속도와 선발기업의 이점 (pioneer advantage)이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는 두 경우 모두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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