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줄줄이 상장 '노크', '봄날'올까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9.03.12 15:49
글자크기

15개 기업 상장 준비중… 주가부진·IR부족에 기관 무관심

증시침체로 국내기업들의 상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속속 국내 기업공개(IPO) 문을 두드리고 있다.

2007년8월 3노드디지탈을 시작으로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은 4곳. 하지만 IR 부족과 주가하락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면서 성공사례를 꼽기는 힘든 실정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식품포장유한회사는 오는 16~17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120만주에 대한 공모청약을 받는다. 이미 기관 물량 480만주는 전량 청약됐다.



상장 주관사인 굿모닝신한증권은 증권사 중 중국 기업 유치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IPO팀 6명 중 3명을 중국인으로 두고 팀장도 화교 출신으로 꾸렸다. 올 하반기 화학회사인 옌타이줄리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5개 중국기업을 국내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건자재·식품·온라인게임·철강 등 업종도 다양하다.

현대증권은 오는 5월 중국원양자원유한공사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10여건이 넘는 주간사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중국기업의 국내 상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자국 내 까다로운 규정을 피해 자금을 조달하고, 주간사를 맡은 국내 증권사는 높은 수수료를 얻는다는 잇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뜻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현재 한국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은 코스피시장의 연합과기와 화풍집단KDR, 코스닥시장의 3노드디지탈과 코웰이홀딩스 등 모두 4개사. 현재 이들 주가는 공모가 보다 최소 30%, 최대 70% 하락했다.

증시관계자들은 무엇보다 기관투자자들의 무관심을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기관이 보통 청약 물량의 60%를 소화해야 하는데, 시가총액 500억원 미만의 제조업 중심 중국업체에 기관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며 "요즘 같은 때는 국내에도 싼 주식들이 많아, 국내 상장된 중국기업에 투자하지 말 것을 내부 가이드라인으로 정해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지리적·문화적 한계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대부분 IPO 당시 기업설명회를 여는 것 이외에는 상장 후 별다른 IR 활동이 없다.

손승균 굿모닝신한증권 이사는 "지금은 외국기업 상장 유치 초기 단계인 만큼 기관의 구미를 당기게 할 만한 규모가 큰 기업을 유치하는 게 관건"이라며 "하지만 그 어느 나라 보다 높은 중국 경제의 성장성과 최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등을 감안한다면 국내 상장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기회"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