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 때문에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지갑 문을 굳게 닫아 매출 등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거리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화이트데이' 2~3일전부터 도심 번화가에서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체로 조용하다는 것.
지난 2월14일 밸런타인데이와 지난해 크리스마스때도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당시에도 경기불황 여파로 분위기가 예년과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김 모(26세, 여)씨는 "얼마 전 밸런타인데이 때 남자친구 선물을 사러 백화점 등을 돌아다녔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선지 분위기가 조용했다"며 "지금도 어디서든 화이트데이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또 G마켓에서 최근 진행한 '화이트데이 선상 프러포즈' 이벤트에는 2만4300명이 몰렸다. 이 이벤트에 당첨되면 화이트데이 당일 한강 선상에서 와인을 곁들인 식사와 함께 각종 선물을 받는다.
앞서 한 온라인 쇼핑몰이 올 초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35%가 "선물의 가격대가 가장 부담된다"고 답했다. 불황으로 선물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
현대백화점도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응답자들이 "화이트데이에 어머니의 흰머리 등 가족과 관련된 게 생각난다"고 답했다는 설명이다. 백화점측에선 경기가 좋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 가족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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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화이트데이를 맞아 고객들이 예년과 달리 쿠폰상품이나 전단지 행사 상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 불황으로 공짜 상품이나 할인 제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