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맞아? 분위기 왜이래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03.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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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맞아? 분위기 왜이래


'화이트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유통업계의 최고 대목으로 꼽히지만 정작 업계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 때문에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지갑 문을 굳게 닫아 매출 등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거리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화이트데이' 2~3일전부터 도심 번화가에서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체로 조용하다는 것.

지난 2월14일 밸런타인데이와 지난해 크리스마스때도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당시에도 경기불황 여파로 분위기가 예년과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김 모(26세, 여)씨는 "얼마 전 밸런타인데이 때 남자친구 선물을 사러 백화점 등을 돌아다녔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선지 분위기가 조용했다"며 "지금도 어디서든 화이트데이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짜로 선물을 주는 온라인 이벤트에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몰리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화이트데이를 맞아 지난 11일까지 진행한 20만원 상당 호텔 이용권 경품 이벤트에는 2만6000명이 응모했다.

또 G마켓에서 최근 진행한 '화이트데이 선상 프러포즈' 이벤트에는 2만4300명이 몰렸다. 이 이벤트에 당첨되면 화이트데이 당일 한강 선상에서 와인을 곁들인 식사와 함께 각종 선물을 받는다.



경기 불황으로 각종 인터넷 공짜 이벤트에 응모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아 화이트데이 등 기념일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공짜 이벤트에 응모하는 것 같다"며 "지난해 말부터 무료 이벤트에 응모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앞서 한 온라인 쇼핑몰이 올 초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35%가 "선물의 가격대가 가장 부담된다"고 답했다. 불황으로 선물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

현대백화점도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응답자들이 "화이트데이에 어머니의 흰머리 등 가족과 관련된 게 생각난다"고 답했다는 설명이다. 백화점측에선 경기가 좋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 가족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화이트데이를 맞아 고객들이 예년과 달리 쿠폰상품이나 전단지 행사 상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 불황으로 공짜 상품이나 할인 제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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