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미대, 51년만에 실기고사 폐지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9.03.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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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기전형 단계적으로 줄여 2013학년도에 완전 폐지"

홍익대가 51년만에 미술대 실기고사를 폐지한다.

권명광 홍익대 총장은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술대학 실기고사 전형의 모집인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2013학년도에는 완전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총장은 "반복적 암기로 화석화된 사고체계와 기계적 모사능력만을 갖춘 기능인 대신에 풍부한 표현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입학전형 방식의 획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홍익대는 지난해 71명을 선발한 미대 자율전공 전형 모집인원을 올해에는 1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자율전공 전형은 실기고사 없이 학생부, 수능, 면접만으로 학생을 뽑는 것으로 △미술 관련 교과 성적 △미술 관련 비교과 활동 평가 △입학사정관과 전임교수의 다단계 심층면접 등이 핵심 전형 요소다.



미대 전체 860명 정원 가운데 100명은 이렇게 자율전공으로 뽑고 나머지 760명은 11개 학과별로 실기고사가 포함된 일반전형으로 선발한다.

그러나 2011학년도부터는 학과별 모집에서도 비실기 전형을 확대해 2013학년도에는 아예 실기고사를 보지 않는다. 1961년에 도입된 실기고사가 51년만에 사라지는 것이다.

서종욱 홍익대 입학관리본부장(전자전기공학부 교수)은 "2011학년도부터 비실기전형 비중을 얼마나 증가시킬지 몇 가지 로드맵은 마련돼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세부적인 것은 해당 학년 입시안 발표 때 확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기고사의 빈 자리는 심층면접 등 다면평가가 차지한다. 자율전공 선발과 마찬가지로 학생부 일반교과 성적, 미술교과 성적, 비교과 활동 평가, 다단계 심층면접 등을 통해 재능 있고 창의력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서 본부장은 "심층면접 중에 간단한 실기 테스트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의 획일화된 실기고사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것"이라며 "입학사정관 중에 미술 전공자도 있기 때문에 실기고사 없이도 내실 있는 평가와 선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술, 디자인 분야 리더 대학으로 평가받는 홍익대가 실기고사 폐지를 선언함에 따라 고교 미술교육, 미술 학원가, 타대학 입시전형 등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부 미술교과 성적이 반영되므로 일선 고교들은 당장 미술 교사를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병훈 홍익대 미술대학장은 "현행 실기고사의 경우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켜 미술교사가 없는 학교가 많아졌다"며 "실기고사가 폐지되면 학원 인력들이 공교육으로 흡수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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