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공개면담, 일본 언론도 실시간 보도

머니투데이 이혜림 인턴기자 2009.03.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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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김현희


오늘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의 범인인 김현희(47)씨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씨 가족과 상봉했다고 일본매체가 일제히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인터넷판에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이번 만남을 보도했다. 기사에서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납치당시 22)씨의 오빠 이즈카 시게오씨(70)와 다구치씨의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씨(32)가 11일 오전 북한공작원출신 김현희와 한국부산 국제회의장에서 만났다”며 “공작원과의 면회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김현희는 북한 공작원 훈련을 받던 시절 다구치 야에코씨(한국명 리은혜)로부터 일본어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매체는 “김현희씨가 고이치로씨에게 일본어로 '많이 컸다' '엄마는 살아 있으니 희망을 가져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며 “면회 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김현희씨가 '이 장소에 다구치씨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현희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7년 12월 결혼 이후 약 12년 만이다”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한국 측이 대북 인권문제를 중요시하는 자세를 보인 것과 납치 문제의 진전을 요구하는 일본 측의 의견이 일치해 면회가 실현됐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구치 야에코씨는 도쿄의 한 음식점 종업원이던 1978년 6월 두 명의 아이를 탁아소에 맡긴 채로 행방불명이 됐다.

그 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으로 체포된 김현희가 “리은혜라고 하는 일본인 여성에게 일본어를 배웠다”고 증언을 한 것을 본 일본경찰이 '리은혜'를 다구치씨라고 파악했다. 고이치로씨는 모친의 소식을 듣기 위해 김현희씨에게 편지를 써 면회를 요청했지만 북한에 융화정책을 펴는 노무현 정권 때는 실현되지 못했다고 한다.


한편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은 지난 3일과 5일 각각 김현희씨와 다구치씨 가족의 이번 상봉을 보도하는 등 이들의 만남을 주시해왔다. 특히 산케이신문은 김현희씨가 보낸 자필 편지 전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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