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중심상업지구보다 근린상가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9.03.13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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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판교신도시에서 상가 분양이 본격화한다.

아직까지 판교의 상권은 활성화하지 않은 상태다. 입주는 시작됐지만 주민들은 분당이나 강남으로 원정 쇼핑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상권 활성화가 늦어지면 상가 투자의 매력이 그만큼 감소할 수 있다.

반면 경쟁이 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점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장래 가치를 내다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 향후 2~3년 후 상가시장의 전망은 지금처럼 어둡지만은 않다.



최근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이 90%대의 높은 계약률을 보인데 이어 판교 내 중대형 평형 임대아파트 1순위 청약이 평균 2.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입주권의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등 판교 주택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연내에는 1만여가구의 입주도 앞두고 있다.

이렇게 판교 주택 시장이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자 상가 시장도 2010년 준공 및 입점을 목표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불황으로 앞으로의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상가투자는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직은 슈퍼도 음식점도 달랑 1곳

판교신도시가 아파트 입주 석 달째를 맞고 있지만 상권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9일 현재 지난해 말 이후 올 2월 말까지 입주 예정인 총 7개 단지 중 단지내상가가 배치된 4개 단지에서 상가별 입점 업종은 5개에 불과하다"며 "60여개 점포 가운데 부동산중개업소 17곳, 소형 슈퍼마켓 1곳, 세탁소 1곳, 인테리어 전문업체 1곳, 음식점(중국집) 1곳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부동산중개업소를 제외한 업종 대부분은 A3-1블럭(371가구) 단지내상가에 몰려있다"며 "특히 중국집은 A11-2블럭(585가구)의 단지내상가에서 최근 오픈하면서 판교 1호점을 강조하는 플래카드를 거는 진풍경을 낳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지 업계에서는 아파트 입주율이 2월 말 현재 평균 30% 이하에 머무르고 있고 경기도 불황이라는 점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박대원 소장은 "과거 화성 동탄을 비롯해 신도시와 여러 택지지구에서 입주초기 주민들의 상가 이용 불편사례는 늘 반복됐다"며 "신도시를 개발할 때 상가 토지공급과 개발 시기를 상당 부분 앞당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판교신도시 상업용지별 토지사용승낙시기가 대체적으로 올 4월로 예정돼 있어 아파트 첫 입주시기와 이미 엇박자가 났다는 것. 그나마 최근 근린상가 공급이 가시화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다수 업체들은 불확실한 경기여건으로 상가 공급시기를 조율하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상가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기도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도 크다.

◆중심상업지구보다는 근린상가

이달 중으로 판교 내 6개 근린 상가로 구성된 ‘스타식스’가 분양을 시작한다. 삼환컨소시엄이 시행하는 판교 테크노벨리 SD-3 내 상업시설과 동판교 내 근린상가인 코레드 프라자 등도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테크노벨리 내 최대 규모인 ㈜유스페이스의 SD-1도 공급준비 중이다.

판교 상가 시장은 크게 중심상업지구 상가와 근린상가로 나뉜다. 중심상업지구 상가는 입지는 뛰어나지만 용지 낙찰가가 높아 전문가들은 상가 1층을 기준으로 3.3㎡ 당 8000만원 내외의 분양가격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판교에서 최초로 분양을 시작하는 판교 근린상가인 ‘스타식스’의 경우 1층을 기준으로 3.3㎡ 당 2700만~570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분양가격이 높아지면 임대료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는 탓에 대형 브랜드 및 객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업종을 제외한 생활 밀착형 업종들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임차인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고 배후단지를 갖고 있는 근린 상가가 훨씬 매력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적인 측면 외에도 근린상가는 중심 상업 지역에 비해 빠른 분양 시작으로 판교 내 임차 수요에 대한 선점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판교 중심상업 지구의 핵심인 알파돔은 재무적 문제로 표류하고 있다. 다른 중심상업용지의 경우도 시공을 위한 자금 융통이 어려워 연내 착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판교 입주가 더디게 진행되고는 있지만 입주율이 20%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판교 내에 입주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업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분당 등으로 원정 쇼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빠른 분양 일정을 보이고 있는 근린 상가를 중심으로 한 선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중심상업지구 상가에 투자하는 비용이면 근린 상가 2곳 이상에 분산 투자를 할 수 있다. 투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선종필 대표는 "판교 입주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다소나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고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임차 수요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입주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수요를 겨냥한 근린 상가를 선점하는 것도 투자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선 대표는 "다만 분양가와 예상 임차 업종의 임대료 수준 등 손익계산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해야만 선점 효과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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