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C-200' 출시 6개월 연기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3.1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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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협력업체 경영난·자금압박·경쟁모델 부담 등 복합적 요인 작용

법정 관리 중인 쌍용자동차 (5,180원 ▼10 -0.19%)가 올 9월 출시 예정인 신차 ‘C-200’의 양산시기를 오는 9월에서 내년 상반기로 6개월 가량 연기하기로 했다.
↑ 'C-200'↑ 'C-200'


쌍용차 평택공장 핵심관계자는 10일 “극심한 자금난과 트랜스미션 협력업체인 호주 DSI의 법정관리 등 여러 사정으로 ‘C-200’의 1호차 양산시점(SOP)을 6개월 정도 미루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다른 실무 관계자도 “애초 신규투입 자금 등이 부족해 9월 출시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쌍용차와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호주 DSI는 쌍용차에 경영난을 호소하며 추가 투자가 없으면 제 때 부품공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DSI는 ‘C-200’에 장착될 기어 변속기를 올 11월에나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기 결정은 신차 ‘C-200’에 회생의 희망을 걸었던 쌍용차에게는 어려운 결단이었다는 분석이다. 그 동안 쌍용차 노사는 마땅한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C-200’ 출시로 판매를 끌어올려 회생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C-200’은 차체와 차대를 일체화한 모노코크 방식으로 생산, 무게를 줄여 연비와 기능을 향상시킨 모델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아왔다.



연기의 배경에는 호주 협력업체 문제 외에도 여러 가지 사정이 복합적으로 얽혔다는 분석이다.

우선 50%이상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을 정도로 어려운 자금난이 꼽힌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현금이 없어 ‘C-200’을 생산할 1공장 설비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산업은행과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해왔다.

내달에 출시될 기아차 쏘렌토 후속모델과의 경쟁도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한 관계자는 “쏘렌토의 신차효과가 어느 정도 사라질 내년으로 출시를 미룬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산업은행, 노조 등을 압박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회사의 절박한 어려움을 드러내 밖으로는 정부와 산업은행의 추가지원을 끌어내고 안으로는 구조조정을 앞두고 노조를 압박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 고위관계자는 “양산 계획이 공식적으로 연기된 것은 아니며 여러 어려운 사정이 있지만 연내에 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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