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PEF설립 자금 조달 난항

더벨 민경문 기자 2009.03.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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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은행 등 출자 기피

이 기사는 03월10일(11: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려던 증권사들이 벽에 부딪혔다.PEF의 자금줄을 담당했던 연기금 및 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6,100원 ▼200 -3.17%)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중국기업 한 곳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목적으로 PEF 설립을 추진해 왔다. 500억원에 이르는 설립자금은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연기금 및 공제회로부터 자금 조달이 전혀 이뤄지지 않자 설립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PEF설립과 관련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공동으로 1000억원 규모의 PEF를 설립할 예정이었던 HMC투자증권도 애를 먹고 있다. HMC투자증권 (8,870원 ▲30 +0.34%)은 이 중 15~20%의 자금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별도 펀딩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진행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NH투자증권 (7,240원 ▼60 -0.8%)도 PEF 설립을 추진 중이나 역시 투자자금을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들어 신규로 설립된 PEF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며 "그만큼 PEF 설립을 위한 펀딩이 어렵다는 점을 방증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연기금 및 은행 등 기존 LP로부터의 펀딩이 어려워지면서 정부 쪽으로 발길을 돌린 경우도 생겨났다. 현대증권은 지난달 23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가 주관하는 신성장동력펀드 운용사 모집에 참여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운용사로 선정될 경우 정부로부터 펀드규모의 20%(200억원) 가량을 지원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펀드자금의 나머지 80%를 별도 조달해야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연기금들이 내부 리스크 점검을 강화 등을 목적으로 자금집행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 또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기준에 맞추기 위해 외부 출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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