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경기부양 놓고 美-유럽 신경전 '팽팽'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9.03.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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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추가 경기부양 내놔" vs 유럽 "우린 못한다"

추가 경기부양 문제를 놓고 미국과 유럽이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미국이 추가 부양에 자금을 더 쏟을 것을 유럽 측에 촉구했지만 유로권 반응은 냉랭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이같은 요구는 이날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소비 진작을 위해 전 세계 정부가 더 많은 공적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한 데서 나왔다.



서머스 위원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각국 정부가 지출을 늘리는 게 시급하다"면서 "특히 주요 20개국 거시경제의 초점은 소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다음달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2차 G20 경제정상회담에서 '경기부양에 대한 전세계 공조'를 주요 의제로 설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대한 유럽의 답은 바로 나왔다. 유로권 16개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회담 후 성명을 통해 "경기 부양을 위해 유럽이 추가 예산을 편성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로 재무장관 회담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겸 재무장관은 "유로국들은 추가로 경기 부양책을 제시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독일도 미국의 요구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페어 슈타인브뤽 독일 재무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독일은 추가 조치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이미 결정한 조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지난해 말 310억 유로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500억 유로의 2차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미 백악관은 그러나 미국과 유럽 간에 추가 부양안을 둘러싼 마찰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문제를 풀기 위한 단일 해법은 없다"면서 "(미국과 유럽간에) 어떤 갈등이 있다고 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악관의 이같은 입장 표명이 있은 뒤 유로 재무장관회담은 미국의 요구에 대한 '거부' 의사를 담은 성명을 냈다.

유럽 주요국들이 내년까지 경기 부양에 쏟기로 한 예산은 유럽연합(EU) 국내총생산(GDP)의 3~4%에 이를 전망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까지 경기 부양에 7870억 달러 투입키로 했다. 이는 미국 GDP의 5.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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