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5개 이상의 주요 음료업체를 대상으로 몇 차례 직권조사를 실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 밝힐 수 없다"며 "조사대상에 롯데칠성, 한국코카콜라, 해태음료, 동아오츠카, 웅진식품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해당업체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 유통, 판매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거나 동종 업체들 간 가격인상을 위한 담합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음료업체들은 원자재값 상승과 환율 급등으로 올해 들어 도미노처럼 제품가격을 올렸다.
코카콜라음료의 홍보·마케팅을 맡는 한국코카콜라 측은 "오렌지 값이 최대 40% 올랐고 원/달러 환율도 높아 주스가격을 15%까지 올렸다"며 "설탕, 박스, 포장재 값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 (129,800원 ▼3,000 -2.26%)도 지난달 1.5리터 '사이다' 가격을 7% 정도 상향 조정했다. 편의점 주력제품인 캔 커피 '레쓰비마일드' 가격도 8.3% 가량 올렸다. 지난해 말까지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던 웅진식품도 이달 초 '자연은' 일부 품목의 가격을 3~4% 인상했다. 나머지 품목에 대해서도 협력사에 가격인상 안내 공문을 보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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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체들은 경영환경 악화로 가격을 올렸을 뿐 의도된 '담합'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지난해 8~9월 페트병과 캔 납품업체의 공급가격을 각각 10%, 20%씩 올려줬고 설탕가격도 15%나 올랐지만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 가격인상이 부득이하다"고 밝혔다.
서민 물가관리도 좋지만 식음료업체들의 영업환경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익명의 식품업체 관계자는 "CJ제일제당 (310,500원 ▼11,500 -3.57%)이 정부의 물가 관리에 동참해 작년에 밀가루 값을 내렸지만 국제 밀가루 값 인상과 환율상승이 겹치면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지 않았느냐"며 "물가관리도 좋지만 모든 식품업체들에게 적자를 강요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