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수급에 종일 '출렁'… 역외 영향 줄어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2009.03.09 15:29
글자크기

원/달러, 1원 하락한 1549원 마감

9일 원/달러 환율이 수급에 따라 출렁이다 힘겹게 2일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 하락한 15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주말 환율 급등락세가 진정되자 큰 변동성 때문에 거래를 기피했던 수급매물이 이날 쏟아져 나왔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등락을 거듭하면서 환율도 이에 따라 출렁였다. 환율이 한치 앞 방향성을 예상하기 어렵게 전개되자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장 내내 가슴을 졸였다.



이날 환율은 1550원을 지지선으로 수급에 따라 22.3원에 달하는 변동성을 보였다.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네고물량이 나와 환율 하락세를 이끈 반면, 수급 상 매수 우위가 점쳐지자 수입업체 결제수요와 외국인 배당금용 역송금 수요가 나와 환율을 쳐올렸다.

외국인들은 장중 달러 매도에서 달러 매수로 돌아섰고, 은행권이 숏플레이(달러 매도)를 펼치다 환율이 급변락하자 숏커버(매도한 달러를 되삼)를 보이면서 환율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주말보다 8원 하락한 1542원에 개장했다. 이날 개장가는 전 주말 역외환율이 반락해 1540원대로 내려서고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해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영향을 받았다.

개장부터 코스피지수가 상승해 전 주말 낙폭을 회복하자 환율 하락세가 완연했다. 역외를 중심으로 달러 매도 우위가 형성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았다. 전 주말 환율이 단기고점을 형성했다는 인식도 환율 하락압력으로 작용해 환율은 1536.7원까지 밀려났다.

장 중반 투신권이 주식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코스피지수가 하락반전하고 외국인들이 코스피시장에서 5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자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말까지 달러 매수를 미뤘던 수입업체 결제수요가 장중 몰려나오면서 환율은 낙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배당금 시즌을 앞두고 환율 상승세를 불안하게 지켜본 기업들이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환율은 상승반전했다. 환율은 장중 한 때 1559원까지 치솟았다.


장 후반 오후 2시10분을 기점으로 원/달러 환율은 다시 하락반전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내은행들이 해외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연이어 들려와 서울외환시장에 안정감을 불어넣자 환율 상승폭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상승세를 예상했던 수출업체는 상승세가 한 풀 꺾이자 달러 매도 물량을 내놓기 시작했다.

장 막판 원/달러 환율은 전일종가 수준에서 2원 차이로 등락을 거듭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장 막판 네고물량이 체결가와 5원가량 높은 1555원에 호가를 내는 등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매도물량이 나오며 환율 하락세를 제한했다.



현물환율이 보합에 그치면서 선물환율과 현물환율 간 차이를 나타내는 스와프포인트는 전 주말보다 0.10원 하락한 마이너스(-)0.60원을 기록했다.

한편, 글로벌 달러는 엔화대비 강세로 돌아섰고, 유로화대비 약세를 지속했다. 같은 시간 엔/달러 환율은 전 주말보다 0.04엔 상승한 98.315엔에, 달러/유로 환율은 0.10센트 상승한 1.2662달러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575.55원, 원/유로 환율은 1961.34원 수준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역외의 플레이가 이날 별로 보이지 않은 채 주가에 따른 심리 변동이 환율을 좌우했다"며 "결제수요가 많이 나와 환율을 쳐올렸지만 주중까지 계속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여전히 위ㆍ아래가 막혀있어 방향성을 단언하기 힘들다"며 "수급요소 역시 여전히 불안해 주중 1550원 선 테스트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