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금 사자"… 투자방향 대거 전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03.0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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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銀 정책 통화가치 급락 전망에 금 투자 확대

지난해 투자은행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지금은 금 투자로 대거 몰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이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경쟁적인 금리 인하 및 양적 완화 정책에 따른 결과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각국 통화 가치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값의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그린라이트캐피털의 창립자인 데이빗 에인혼은 금 강세를 전망하고 있다. 에인혼은 지난해 "리먼브러더스가 자산 가격 하락세를 상쇄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밝히며 리먼브러더스 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주도해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튼 파크, TPG-악슨 등 다른 헤지펀드 역시 금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금값은 지난달 온스당 1000달러를 재돌파한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현물은 지난 6일 런던현물시장에서 온스당 939.10달러로 마감했다. 그럼에도 헤지펀드들은 최근 금 가격의 단기 약세에도 불구하고 금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헤지펀드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로 금 투자로 관심을 돌렸다. 헤지펀드들의 금 베팅은 중앙은행들의 위기 대응 정책 도입과 이에 따른 주요 국가 통화 가치 하락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다.

에인혼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FRB의 적자 규모 확대로 달러 가치는 평가절하될 것"이라면서 "본능에 따르면 금은 앞으로도 견조한 수익을 올려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의 대형 기관 투자자들 역시 금 투자에 매진하고 있다. 한 원자재 판매 책임자는 FT에 "대규모 투자자들이 지금처럼 금 투자 확대에 나서는 것은 내 생애 처음보는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UBS 등 주요 금융기업들도 금값이 올해 온스당 1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금광업체인 배릭 골드의 피터 문크 회장은 지난주 투자자들에게 "모든 정부들의 정책들이 금값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면서 "각국 정부들이 할 수 있는 정책은 돈을 찍어내는 것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헤지펀드들은 금이 충분한 수익률을 안겨주지 못한다는 인식으로 금 투자를 기피해왔다. 그러나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제로수준으로 낮추고 은행 대출 금리를 줄이면서 금 투자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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