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뚝섬 상업용지 팔릴까?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09.03.0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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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매각 소식에 건설사·시행사 '시큰둥'

"뚝섬4구역의 최초 낙찰자가 수백억원의 계약금만 날리는 것을 봤는데, 또 다시 매입자가 선뜻 나타날까요."(부동산 개발업체인 A사 대표)

서울시가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뚝섬 상업용지 4구역 매각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당장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경기 침체 상황에다 문턱마저 높아진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뚝섬 내 다른 구역 분양 실패 경험을 비춰볼 때 매수자가 쉽게 나타날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8일 서울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초 낙찰자의 잔금 미납으로 매매 계약이 해지된 뚝섬 4구역 용지는 오는 4~5월 일반공개경쟁 입찰로 재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예비 감정평가 결과 이 구역의 매각가를 3450억원(공시지가 2698억원)으로 예상했다. 매각 면적이 1만9002㎡임을 감안하면 3.3㎡당 6000만원 선이다.

이는 2005년 부동산 개발업체 P&D홀딩스가 낙찰받았던 4440억원(3.3㎡당 7734만원)보다 1000억원 가량 낮은 가격이다. 시는 지하철 뚝섬역 등이 가깝고 서울숲 공원이나 한강을 끼고 있는 등 조망권이 좋아 예상가 선에서 무난히 매각될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이에 반해 건설사들은 현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비싼 가격대로, 매각하는데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경기 침체 여파로 고가 주상복합에 대한 분양률이 저조해진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4구역은 관광호텔, 공동주택, 판매영업시설 용도로 개발된다.

시행업체인 A사 대표는 "3.3㎡당 4000만원에 먼저 분양한 3구역(대림 e-편한세상)의 분양 실패를 봤기 때문에 또 다시 고급 주상복합에 뛰어들겠다는 건설사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강 초고층 프로젝트 발표로 인해 뚝섬의 희소가치도 예전만 못하다는 것도 서울시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서울시가 한강변 재건축 지구에 대한 초고층 계획을 발표한 터라 뚝섬 지구단위계획 구역도 2005년에 비해 차별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로 인한 PF 자금조달도 쉽지 않다. 최초 낙찰자의 매매계약 해지를 계기로 금융 조달에 대한 확신 없이 낙찰받았다간 또 다시 계약금만 날릴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 땅은 P&D홀딩스가 4440억원에 낙찰받아 계약금 444억원을 내고 최고급 주상복합 분양을 추진했지만 금융조달 난항 등으로 잔금을 치르지 못해 2007년 매매계약이 해지됐다.

한 건설사 임원은 "국내 금융권에선 정상적으로 PF를 조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결국 원화가치 하락을 등에 업은 외국계 자금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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