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건설사에 '수상한' 유혹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03.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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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풍향계]2차 신용위험평가 앞두고 명동서 대출사기 시도

건설사들이 2차 신용위험 평가를 앞두고 명동을 자주 찾는다. 그러나 명동의 일부 대부업자가 자금사정이 안좋은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대출사기를 벌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출사기 주의보=최근 자금을 조달하려고 명동을 찾은 A건설사 임원은 한 업자에게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연 3% 금리에 2000억원을 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명동에선 보기드문 저리대출이어서 이 임원은 귀를 의심했다. 그러자 이 업자는 "B사도 얼마전 같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안심해도 된다"고 설득했다.



사무실로 돌아온 임원은 B사 자금담당 임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평소 막역하게 지낸 사이라 조언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B사 임원은 "명동에서 자금을 빌린 적이 없다"며 "일부 업자가 건설사를 상대로 대출사기를 벌이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했다.

명동의 일부 업자는 이처럼 저리로 수천억원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한 뒤 대출계약이 완료되기 직전 잔금증명서 발급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요구한다고 한다. 명동 관계자는 "자금수요가 몰리자 일부 업자가 대출사기를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2차 신용위험 평가를 앞두고 이런 시도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1차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C사(5억원)와 D사(20억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E사(100억원)의 융통어음 할인문의도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B등급은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기업들로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이나 퇴출대상인 D등급보다 상대적으로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은 곳이다. 이래저래 건설사에 대한 명동의 불신은 커져만가고 있다.

◇사모펀드의 자금난=지난 연말 중견 캐피탈업체 F사를 인수하기로 한 외국계 사모펀드가 F사 인수를 확정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모펀드는 올 1월 중도금 200억원을 냈다. 이어 오는 31일까지 888억원의 잔금을 매각사에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자금을 구하지 못해 명동에 어음 융통을 문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기한내 잔금납입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이 사모펀드가 현재 명동은 물론 해외에서 자금조달을 시도하는 것으로 안다"며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난 건설사에 '수상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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