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펜탁스 결별 수순밟나

성연광 기자 2009.03.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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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 공동사업 '삐걱'...삼성 '디카 브랜드 1등 전략' 적신호

삼성-펜탁스 결별 수순밟나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사업에 대한 삼성과 일본 펜탁스와의 공조가 삐걱대고 있다.

삼성이 DSLR카메라 사업을 위해 일본 펜탁스와 손을 잡은 건 지난 2005년 10월. 디지털카메라(디카) 시장이 컴팩트 디카에서 DSLR카메라 위주로 빠르고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DSLR카메라 부문에서 유독 기술력이 전무했던 삼성이 단기에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 펜탁스와 공조 '삐걱'… 결별 향한 예고된 수순?



결과는 참담했다. 펜탁스의 도움을 받아 2006년부터 DSLR카메라들을 쏟아냈지만, 정작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3%이하(판매대수 기준)로 밀리는 등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예측된 결과로 해석한다. 전략적 제휴 명목은 '공동개발' 이었지만, 사실 DSLR카메라 요소기술과 렌즈군을 펜탁스로부터 OEM 형태로 공급받아왔기 때문. 한마디로 껍데기만 '삼성'이었다는 평가다.



설상가상으로 펜탁스가 삼성에 공급한 동일제품을 자체 브랜드로 해외시장은 물론 국내시장에서도 판매했다. 삼성이 독자적인 가격 및 영업 전략을 추진하는데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가 탑재된 DSLR카메라로 승부수를 띄우며 '공동개발' 명분을 살렸지만, 이는 가격 상승효과로 이어져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2%대였던 펜탁스의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대로 떨어졌다.

올해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엔화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DSLR 카메라와 렌즈군 일체를 펜탁스에 의존하고 있는 삼성 입장에선 작년 초 대비 80% 이상 올라가버린 '원가' 부담을 계속 안고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업계에는 삼성과 펜탁스의 동맹관계 유지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삼성 하이브리드디카 전략도 '불안'

삼성이 차기 전략제품을 DSLR카메라 대신 하이브리드 디카로 급선회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펜탁스와 본격적인 결별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디지털이미징이 펜탁스와 별개로 하이브리드 디카와 렌즈를 독자 개발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삼성의 이런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하이브리드 디카는 기존 DSLR카메라와 컴팩트 디카의 장점을 결합한 컨버전스형 디카다. 즉, 여전히 DSLR 기술력과 렌즈 수급력이 사업 승패의 관건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과거 OEM 전략을 펼친 삼성이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췄을 지 알 수 없다.



여기에 '타이밍'까지 놓쳤다. 지난해 캐논과 니콘 등 DSLR 메이저 진영에선 동영상 DSLR을, 올림푸스와 파나소닉 등 마이너 진영에선 '마이크로 포서드(컴팩트 DSLR)' 관련 제품을 이미 출시했다. 반면, 삼성의 첫 제품은 올 하반기에나 나올 상황이다.

CIPA에 따르면, 올해 컴팩트 디카 시장규모(수량 기준)는 전년대비 1.3% 감소한 1억1089만 대에 그친 반면, DSLR카메라 시장은 1034만 대로 6.8% 가량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수량은 컴팩트 디카가 앞서지만 DSLR카메라는 그 자체가 고부가 시장이자 전용 렌즈와 플래시 등 액세서리 등이 패키지화된다는 점에서 DSLR카메라 시장점유율이 업계 판도를 가른다.



삼성의 '2012년 디카 브랜드 1등 ' 전략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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