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는 지금 세금으로 빚잔치 중"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3.0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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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덩어리' AIG가 세금으로 빚잔치를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AIG 구제를 시작한 지난해 이후 AIG가 500억달러를 부채 상환에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비밀 문건과 소식통들을 인용, 지난해 9월 이후에만 AIG가 골드만삭스, 도이치뱅크, 메릴린치 등 미국과 유럽의 대형 금융사들에 지고 있던 부채 중 약 500억달러를 상환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정부 구제 이후 AIG로부터 대출금을 돌려받은 금융사만 최소 20개에 달한다.

미 골드만삭스와 독일 도이치뱅크는 지난해 9월 중순~12월 사이 60억달러씩을 돌려받았다. 메릴린치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상 미국), 프랑스 소시에떼제너럴 등도 같은 기간 AIG로부터 대출금을 상환받았다. 이들보다 대출 규모가 적은 미 모간스탠리,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HSBC(이상 영국) 등도 마찬가지.



정부 구제 이후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금융사들의 전체 명단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체 명단이 공개될 경우, AIG의 세금 빚잔치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지난해 9월 이후에만 AIG에 네차례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해 9월 850억달러 1차 지원에 이어 10월 380억달러 추가 지원이 이뤄졌고 11월에는 400억달러 우선주 매입, 600억달러 대출 지원이 이뤄졌다.


하지만 천문학적 규모의 혈세 투입에도 불구,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고 AIG는 지난해 4분기에만 총 617억달러(주당 22.95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0배 이상 불어난 손실 규모다. 이에 결국 미 정부는 결국 지난주 300억달러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지난해 9월 이후 AIG에 들어간 공적 자금 규모는 1730억달러에 달한다. 이 와중에 정부의 AIG 지분율은 80%까지 상승했고 AIG는 사실상 국유화됐다. 같은 기간 AIG의 주가는 17달러에서 35센트로 수직 추락했다.



추가 지원 가능성도 여전하다. 리디 회장은 지난주 네번째 정부 지원 결정 당시 또다시 정부 지원이 필요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하기 힘들다"며 추가 수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리디 회장은 정부의 이번 지원이 AIG의 문제를 모두 해결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의 유동성은 양호하지만 지금부터 금융시장에 어떤 상황이 전개되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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