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증시 '한줄기 빛'? 버블 우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9.03.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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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LED에 줄대기… 서울반도체는 미래에셋 매수영향 커

증시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대장주 서울반도체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넘보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올해 들어 LED를 하고 있거나 하겠다고 한 업체만 25개 가량이나 된다. 하루에 1~3건씩 관련업체로부터 사업진행공시가 나오고 애널리스트도 숨겨진 LED종목 추천에 혈안이 된 모양새다.

처음 바이오·태양광·풍력 삼두체제로 시작한 테마가 시간이 흐를수록 LED로 강한 쏠림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제 시장성숙 속도를 앞지르는 주가상승으로 90년대 IT버블과 같은 양상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는 우려도 나온다. 사업성은 넓고 크지만 실적현실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2013년 백열등 퇴출'로 표현되는 정부정책까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LED테마가 IT거품과 유사한 면이 있다.



너도 나도 LED에 줄대기=6일 서울반도체 (8,490원 ▲10 +0.12%)가 외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로 7일연속 상승하며 장중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서며 1위인 셀트리온 턱밑까지 쫓아갔다. 종가는 1.13%상승에 그쳐 시가총액 1조3690억원으로 3위에 머물렀다. 이 회사 주식은 1월23일 1만원에서 약 한달여만에 2.7배인 2만6950원으로 뛰었다. 이외 루멘스, 우리이티아이, 대진디엠피 등도 하루가 멀다하고 상승, 100% 오른 종목이 수두룩하다. LED관련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인 삼성전기 (133,000원 ▲2,300 +1.76%)는 금융위기 이전 주가로 복귀했고, 지난해 7월 상장한 LG이노텍 (230,500원 ▲2,000 +0.88%)은 사상최고가 경신을 시도하고 있다.

LED, 증시 '한줄기 빛'? 버블 우려


LED가 인기를 끌며 애널리스트도 숨어있는 종목찾기에 혈안이다. 또 추천이 나올때마다 상한가가 가기 일쑤다. 이날 대우증권이 LED조명용 렌즈 기업 세코닉스 (5,220원 ▲130 +2.55%)를 '숨어있던 LED'라고 추천하자 바로 상한가로 뛰었다. 5일에는 동양종금증권이 제너다이오드라는 LED패키지 부품을 생산하는 오디텍 (3,580원 ▲30 +0.85%)에 대해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LED 시장 성장의 수혜주"라고 추천하자 이날까지 이틀 연속 상한가에 올랐다. 4일에는 한솔LCD (4,520원 ▼5 -0.11%)에 대한 하나대투증권과 루멘스에 대한 대신증권의 긍정평가가 나오며 관련주 오름세가 이어졌다.



관련기업 공시도 하루에 1~3건 가량 꼬박꼬박 나온다. 이날 대진디엠피는 일본에 현지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면서 LED 종주국인 일본시장에서 LED 조명 제품 및 LED 스탠드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5일에는 에피밸리 (0원 %)가 LED칩의 양산체제를 앞두고 고객평가를 위한 샘플 제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LED가 증시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기업들 줄대기도 한창이다. 서울반도체와 우리이티아이, 대진디엠피, 루멘스, 화우테크 등 기존업체를 비롯해 세코닉스, 아이엠, 오디텍, 엔이씨 등 30여개의 업체들이 LED사업참여를 신고했다.

뒤늦게 '출사표'를 던진 업체들도 많다. 주성엔지니어링과 탑엔지니어링 등 LCD장비업체가 LED장비 생산에 진출계획을 밝혔고 이외 대진공업, 삼보컴퓨터, 글로넥스, 와이즈파워, 미래산업 등도 잇따라 LED 참여를 공시했다. 대기업인 금호전기는 LED형광등에 진출했고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LED자회사인 삼성LED를 추진중이다.


◆서울반도체는 미래에셋의 작품? 오버슈팅 우려

서울반도체의 급등세에 발맞춰 관련 LED종목들이 동반급등하면서 '거품'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 휴대폰, 노트북을 거쳐 TV로 백라이트유닛(BLU)로 시장이 옮겨가는 단계인데 아직 희망이나 다름없는 조명분야에 대한 기대가 너무 성급하게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6일 종가 기준으로 서울반도체의 올해 실적추정(주당순이익 489원) 기준 주가수익배율(PER)은 55.1배로 치솟았다. 2010년 추정 주당순이익 928원을 적용해도 PER은 29배에 달한다.

수급면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작품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개장 초 약세에서 오후 들어 강세로 급변하는 '서울반도체 타임'이 반복된 이유가 미래에셋의 매수에 있다는 추측도 있다.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0월 서울반도체 보유 지분 10%를 신고한 뒤 지속적으로 매수하면서 6일 현재 지분율을 14.89%까지 끌어올렸다. 미래에셋은 지난 3일과 4일 급등장에서도 서울반도체 주식을 매수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IT애널리스트는 "현재 장세는 수급 영향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시장이 왜곡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을 무시하고 급등하는 LED관련주의 시세를 펀더멘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부 대형기관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폭락 가능성에도 주의해야한다"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은 LED테마가 실체와 시장성이 불분명한 다른 테마와는 확실히 다르지만, '옥석 가리기'가 반드시 필요한다고 지적했다.



권성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LED사업에 뛰어든 업체 중 주목할 만한 업체는 많지 않다"며 "LED 업체 선정시 각 회사들이 LED 공정의 어떤 영역에서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야 하며, 특히 단순히 칩을 외부에서 사오는 LED 조명 조립사업은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대부분 업체들은 패키징 부문에 진출한 상황이고,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몇몇 대기업만이 칩과 웨이퍼 사업까지 영위하고 있다"며 "칩과 웨이퍼공정은 선발업체들이 특허 및 지적재산권을 이용하여 높은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있어 시장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ED는= LED(Light Emitting Diode: 발광다이오드)는 전기에너지를 광에너지로 전환하는 반도체 발광소자를 일컫는다. 높은 효율과 1만에서 5만 시간에 달하는 긴 수명, 낮은 소비전력을 자랑하며 형광등과 달리 수은을 배출하지 않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적다. 특히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LED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LED는 현재 휴대폰, 노트북, 모니터 등 다양한 제품의 광원으로 사용되고 있고 자동차와 일반 조명에도 활용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정책기조도 한몫한다. 우리 정부는 LED산업을 2012년 세계 3대 LED 생산국을 목표로 하고 있고, 오는 2015년까지 기존 조명기구의 30%를 LED 조명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미국은 '차세대 전등플랜 (Next Generation Lighting Initiative)를 통해 2020년까지 고효율 LED로 세계 조명시장의 50%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고 일본도 ‘21세기 빛 프로젝트’를 통해 백색 LED 보급 확산과 2010년까지 조명 에너지 20%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만은 ‘차세대 광원 기술개발 및 보급전략’을 통해 2010년 백열전구 생산금지, 2012년 전구 사용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 사진은 삼성전자의 10.8mm LED TV용 초슬림 패널. ↑ 사진은 삼성전자의 10.8mm LED TV용 초슬림 패널.

서울반도체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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