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신임 회장의 경영전략은?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9.03.11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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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CEO in&out

“고객 가치가 최우선입니다.”

정준양 포스코 신임 회장의 경영전략은?


지난 3월2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 첫 출근한 정준양 포스코 (379,000원 ▲4,000 +1.07%) 신임 회장은 곧바로 울산행 헬기에 올랐다.

울산은 포스코의 주요 고객인 현대중공업 (195,100원 ▼3,200 -1.61%)이 있는 곳이다. 소비자가 조선사나 다름없는 포스코 입장에서는 ‘고객 중심’ 경영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은 것이다.



정 회장은 이날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을 만나 면담하고 생산현장을 둘러본 뒤, 거제도로 자리를 옮겨 배석용 삼성중공업 (10,930원 ▲300 +2.82%) 사장을 만났다.

정 회장이 첫 행보를 고객사로 잡은 이유는 ‘경청’과 '공존'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취임사에서도 “우선 당면과제인 위기극복에 주력하고 글로벌 성장을 가시화하면서 시장 지향적이고 고객중심적인 경영을 펼칠 것”이라며 고객과 함께 하는 열린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스스로 잘해왔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의 이해관계자들은 다르게 평가하고, 또 우리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면도 있다”면서 “이제부터 이해관계자와의 상생, 밸류 체인(Value chain)과의 협력, 개방적 조직문화를 통한 소통과 신뢰를 확대해 열린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튿날 정 회장은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호주 방한에 맞춰 재계 대표의 일원으로 참여했지만 포스코의 원료 공급사를 직접 방문한다는 ‘고객 가치’가 내포돼 있다.

정 회장의 고객사와 공급사 챙기기는 열린 마음을 통해 신뢰를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고, 궁극적으로 열린 경영의 실천이라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월드 모스트’로 나타나는 정준양式 창조경영

정준양 회장의 경영이념에서 빠지지 않는 또 다른 가치는 ‘창조’다. 현장에서 철강전문가로 잔뼈가 굵은 정 회장에게 신기술을 통한 차별화된 제품 생산은 포스코를 이끌며 반드시 이루고픈 목표다.



정 회장은 평소 천진난만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신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낙천적인 성격 탓에 개발에 실패하더라도 금새 털고 일어난다. 남들이 쉽게 넘길 만한 일상적인 것들도 문제의식을 제기해 바꾸려는 변화를 시도한다.

정 회장은 “후발주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포스코만의 고유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월드 퍼스트, 월드 베스트 기술개발과 더불어 고객에게 가장 많이 판매할 수 있는 ‘월드 모스트’ 제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준양 포스코 신임 회장의 경영전략은?
◆직속기구 두고 친환경 신성장 엔진 발동

정 회장이 부임한 후 포스코에는 두개의 회장 직속 기구가 생겼다. 하나는 미래성장전략실이고, 다른 하나는 녹색성장추진사무국이다. 미래성장전략실이 정 회장의 창조적 가치에 맞는 신성장동력 찾기에 초점을 맞춘다면 녹색성장추진사무국은 포스코의 윤리경영에 대한 약속이나 다름없다.



정 회장은 환경경영에 들어가는 돈은 비용이 아닌 투자라고 생각해 환경분야의 직속 기구를 만들었다. 에너지 소비, 이산화탄소 배출 등 철강산업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철강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것이 이 기구의 핵심 과제다. 현재 기업에서 환경 분야에 담당임원을 두고 관리하는 곳은 SK그룹 등 극소수다.

물론 세가지 경영이념은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새로운 철강 프로세스는 바로 고객 만족의 열린 경영과 뜻이 같고, 신성장 동력인 동시에 창조적인 경영으로 이어진다. 멋들어진 설계도를 들고 나온 정준양 회장이 3년 임기 중 포스코 항해에 어떤 변화를 줄지 기대된다.

◇주요 약력
△1948.02.03 경기 수원 생
△1966.02 서울사대부고 졸
△1975.02 서울대학교 공업교육 학사
△1975.03 포항종합제철 입사
△1991.07 포항종합제철 제강부장, 생산기술부장 등
△2004.03 포스코 전무이사(광양제철소장)
△2006.02 포스코 대표이사 부사장(생산기술부문장)
△2007.02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생산기술부문장)
△2008.11 포스코 상임이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2009.02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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