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폰 언제나와?" 구글도 몰라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2009.03.0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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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 무료..수익없지만 검색시장 확대효과

↑호주 코간테크놀로지스가 출시할 예정인 스마트폰 '아고라'. 구글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탑재했다.↑호주 코간테크놀로지스가 출시할 예정인 스마트폰 '아고라'. 구글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탑재했다.


"삼성이나 LG에서 구글폰은 언제 내놓나요?"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

전세계 휴대폰제조사들이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구글폰'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구글은 출시되는 구글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국내 휴대폰제조사들의 구글폰 개발일정이나 출시시기에 대해 구글코리아가 알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상무는 "안드로이드는 누구나 내려받아서 사용하라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소프트웨어인데, 누가 그걸 이용해서 구글폰을 만드는지 굳이 신경써야 하나요?"라며 오히려 반문한다. 안드로이드를 이용해서 스마트폰을 개발해서 시판하더라도 구글에게 돌아오는 금전적 이득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신경써서 챙길 이유도 없다.



실제로 얼마전 호주의 코간테크놀로지스라는 회사에서 구글폰을 출시한다고 발표했지만, 구글 관계자 누구도 이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아무리 무료 소프트웨어라지만 개발사에는 최소한 연락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는 직원도 있었고, 진정한 오픈 소프트웨어를 구현한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을 내는 직원이 있을 정도로, 호주의 구글폰 출시는 회사내에서도 화젯거리였다는 게 정김 상무의 전언이다.

어쨌거나 현재까지 구글 내부의 분위기는 전구를 쓸 때마다 에디슨을 떠올리지 않는 것처럼 구글 안드로이드를 쓴다고 해서 꼭 구글을 기억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웹이 '개방'과 '공유'에서 출발했던 것처럼, 안드로이드의 개발철학 역시 '개방'이라는 것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개발에 들인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련 애플리케이션 공모대회에 상금으로 내건 금액만 1000만달러(약 157억원)에 이른다. 개발하는데도 꼬박 1년이 걸렸다. 그러나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전혀 없다. 덕을 본 쪽은 오히려 휴대폰제조사들이다. 힘들게 운영체제를 개발하지 않아도 되는데다, 라이센스 비용까지 들지않아 스마트폰의 원가를 10% 가량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구글이 자선단체가 아닌 바에는 속내가 없을 수 없다. 정김 상무는 "안드로이드 덕분에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고, 이 시장이 커지면 결국 검색시장도 커지지 않겠느냐"면서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궁극적인 목적은 수익의 기반인 모바일 검색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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