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기에서 정수기가 일반정수기가 아닌 위닉스 (6,100원 ▲90 +1.50%)의 '에어(Air)정수기'라면 얘기가 조금은 달라질 것 같다. 에어 정수기는 공기중의 수분만을 이용해 음용수를 만드는 정수기이기 때문이다.
하긴 '비'라는 게 공기중의 수증기가 모여 있다가 무거워지면 내려오는 게 아니던가.
1973년에 설립, 36년의 역사를 가진 '위닉스'라는 회사가 우리 앞에 여전히 생소한 것은 윤 대표의 '스스로 준비하고 기다릴 줄 아는 경영 스타일'이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준비하고 기다리면 때가 온다는 게 윤 대표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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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히트를 친 제습기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제습기에 대한 연구개발을 한 것은 10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준비를 거쳐 3년전에 매출을 시작했는데 지난해 매출은 58억원, 올해에는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수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위닉스가 차세대를 위해 준비해온 에어정수기와 지열 히트펌프도 제대로 만들어놓으면 곧 때가 올 것이라는 것이 윤 대표의 생각이다.
윤 대표의 보수적인 경영으로 다져진 재무기반에다 보유하고 있는 향후 녹색성장 관련 기술력이 최근 위닉스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땅값과 현금성 자산만 따져도 시가총액을 넘는다는 게 회사측이 설명이다.
'가치투자'를 부르짖는 여의도의 유명 기관투자자들은 이미 위닉스와 같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50%에 육박하는 윤 대표의 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50%중에서 신영자산운용, 국민연금, 한국밸류운용 등 기관투자자들이 30%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윤 대표는 "돌다리도 두들겨보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을 하다보면 짧은 경기 사이클을 탈 때도 있고, 그것보다 더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되돌아보면 모두 지나간 일이 된다"며 "현재에 닥친 글로벌 위기도 제조업 기반이 튼튼한 우리나라에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어떻게 보면 경기가 어려울 때 사업하기가 더 좋다"며 "좋은 인력을 쓸 수 있고, 원자재는 싸고, 경쟁자는 힘들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글로벌 위기를 세계시장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윤 대표의 각오가 비쳐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