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올 입시부터 경시대회 성적 안본다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9.03.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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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일반고 무시험 전형으로 150명 선발

-서남표 총장, 'KAIST 입시정책 개혁안' 발표
-부설 과학영재학교도 경시대회 성적 배제
-"대학입시 바뀌어야 공교육 활성화"

KAIST가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데 앞장서기 위해 올해 입시부터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입학전형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또 정원의 15~20% 정도는 특목고를 제외한 일반고 중에서 학교장 추천, 무시험 전형으로 뽑을 계획이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5일 이 같은 내용의 'KAIST 입시정책 개혁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에 따르면 KAIST는 2010학년도 입시부터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전형에 반영하지 않는다.

경시대회가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조장하고 상장을 남발해 '지적 도전 자극'이라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을 수용한 조치다.

서 총장은 "선행학습을 통해 문제 하나 더 푸는 학생이 20년 후에 국가를 이끌어 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시대회 성적보다 창의성과 잠재능력이 있는 학생들을 발굴해 교육하는 것이 KAIST의 임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KAIST는 또 올해 산하 부설학교가 된 한국과학영재학교의 학생 선발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지금까지 다단계 테스트를 거쳐 선발했으나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받은 학생들이 많이 입학한다는 비판을 감안, 올해 입시에서는 경시대회 성적 반영 비중을 대폭 줄이고 내년부터는 아예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입학사정관을 영재학교에도 배치해 농어촌에서 잠재력 있는 학생을 찾아 정원의 10% 정도를 선발할 계획이다.

KAIST는 아울러 올해 입시부터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를 제외한 전국 일반고를 대상으로 학교장 추천과 심층면접만을 통해 15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정원(850명)의 18% 규모다.

KAIST는 정부의 추가 재정지원이 있을 경우 올해 정원을 1000여명까지 늘려 학생을 뽑고 지원이 없을 경우 850명 정원 내에서 교장추천 전형을 실시할 계획이다.

서 총장은 "사교육을 받지 않아 아직 눈에 띄지 않는, 잠재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자 한다"며 "1000여곳 학교장에게 성적에 상관없이 창의성과 리더십이 있는 과학기술분야의 열정 있는 학생 1명씩을 추천 요청하겠다"고 설명했다.

KAIST는 입학사정관이 직접 학교 현장을 방문해 학생, 담임선생, 학교장을 면담하고 학습현장 시찰 후 300여명을 선발하고 2차 최종면접을 통해 150명을 뽑을 예정이다. 150명 가운데 20% 정도는 농산어촌과 저소득층 학생 중에서 우선 뽑을 방침이다.

서 총장은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대학입시에서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혁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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