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의 FTA, 무역적자 돌파구될까

캔버라(호주)=송기용 기자 2009.03.05 12:59
글자크기

2008년 무역적자 130억불 육박.. 개선 시급해

호주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작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회담에서 자원·에너지 협력확대와 안보협력 강화 공동성명 및 액션플랜(행동계획) 채택 등 여러 안건이 합의됐지만 FTA가 단연 핵심 의제라는데 이의가 없다. 한·호주 FTA는 뉴질랜드, 호주, 인도네시아 등 남태평양 3개국 순방의 최대 이슈로 꼽힐 정도다.



호주와의 FTA에 이처럼 비중이 실리는 것은 무역적자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은 호주로 51억7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지만 수입액이 180억 달러에 달해 무역적자가 130억 달러에 육박한다. 300억 달러가 넘는 대일 무역적자에 이어 최대 규모다.

지난해 한국과 호주의 교역액은 231억7000만 달러로 최근 5년간 2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호주는 한국의 8대 교역국이고, 한국은 호주 입장에서는 중국, 일본, 미국에 이어 4대 교역국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무역적자가 교역확대를 압도하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 호주 무역적자는 △2006년 66억1700만 달러 △2007년 85억4100만 달러 △2008년 128억3000만 달러로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호주는 한국의 최대 광물자원 공급국으로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호주로부터 유연탄과 철광, 알루미늄 등을 53억7000만 달러어치나 수입했다. 한국 전체 광물 수입액의 2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반면 한국의 대 호주 수출은 △2006년(46억9000만 달러) △2007년(46억9000만 달러) △2008년 (51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제 자리 걸음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19.7%) 휴대폰(-19.7%) TV·모니터(-15.0%) 등 주력 수출품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청와대는 FTA가 체결될 경우 무역적자 폭을 축소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호주 FTA 체결 시 한국은 최대 296억 달러, 호주는 최대 227억 달러의 GDP 증대효과가 있다고 청와대는 전망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호주와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의 주력 품목인 자동차 및 부품, 기계류 수출이 확대돼 무역적자 해소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며 협상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호주가 세계 주요 낙농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쇠고기 등 농산물 문제가 FTA 협상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