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그린버그 전 AIG 회장은 2일 현 AIG 경영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장부상의 표시가 부실한 데다 중대한 정보가 누락 돼 과대 평가된 AIG의 주식을 보수로 받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모리스 그린버그
그린버그는 에드워드 리디 AIG 최고경영자(CEO)가 "그린버그도 AIG 부실에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자 소송에 나섰다.
이에 그린버그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리디는 회사를 운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결국 정부 지원을 갚기 위해 보험부문을 매각하는 '비극'을 불러왔다"고 맞섰다.
앞서 지난해에도 그린버그는 미 의회 청문회에서 "AIG의 위험관리는 내가 회사를 떠난 뒤 약화됐거나 아예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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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리디
리디는 주택·자동차 보험회사인 알스테이트의 CEO를 지냈으며 지난해 9월 AIG가 정부에 지분 80% 넘길 때 AIG CEO로 임명됐다.
AIG는 지난해 4분기에 총 617억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불과 1년새 손실이 열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미 정부가 지금까지 지원된 1500억달러 외에 300억달러를 추가 지원키로 하면서 AIG의 후폭풍은 전세계 증시에 깊은 암운을 드리웠다.
이와관련,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3일(현지시간) 상원 예결위에서 "AIG는 헤지펀드와 같이 운영돼왔다"면서 "다른 구제금융보다 AIG 지원은 나를 매우 화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AIG의 파산은 심각한 충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G의 행태로 봐서는 봐주기 싫지만 파장을 고려해 어쩔 수없는 선택이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