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000선을 위태롭게 오가면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저가 매수 기회를 타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해 10월 장중 900선이 붕괴된 이후 코스피가 1200선까지 단기 반등하자 '그 때 들어갈 걸' 후회했던 투자자들은 또 다시 1000선이 무너지기를 기다렸을 법도 하다.
자산운용사들도 심리적으로 중요한 지수대가 무너질 때마다 저가 매수에 따른 자금 유입을 기대하지만 실제 자금 흐름은 그렇지 못한 게 사실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가 900대까지 떨어졌던 지난 해 10월 24~29일 국내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선 3000억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코스피가 1100선을 회복했던 31일부터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호전되지 않고 환율이 1500원대에서 굳건해지는 상황에선 반등을 점치기도 어렵다"며 "주가가 1000선 아래로 내려가면 오히려 더 빠지지 않을까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를 늦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지난 해 수익률 악화로 펀드에 대한 실망감이 큰 탓에 아무리 시장이 움직여도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주가가 낮을 때 펀드에 가입해 장기 이익을 누리겠다는 기대감은 줄어든 상태"라며 "오히려 최근 같은 변동성 장세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상장지수펀드(ETF)나 직접 투자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