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짚모자는 겨울에 준비하라

허남용 지식경제부 산업융합정책과장 2009.03.0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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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③"경기 회복 대비 미래 먹을거리 준비해야"

밀짚모자는 겨울에 준비하라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국가 전체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부도 및 구조조정, 실업률 상승 등으로 전무후무한 고통을 겪었다.

외환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 국민들은 `금모으기운동'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쓴다)운동' 등을 통해 힘을 모았다. 또 기업의 구조조정과 경영혁신, 정부의 일관된 정책 집행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조기에 상환했으며 위기관리 능력을 한층 높였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 세계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라는 또한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우리는 호황과 불황은 순환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지난달 24일 전경련에서 20대 그룹 임원을 대상으로 예상 경기 저점을 조사한 결과 19개 그룹이 내년 하반기 이전에는 경기가 저점을 치고 올라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올해는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이 시기를 극복하면 다시 한번 호황이 찾아올 것을 사업가적 본능으로 감지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불황 뒤에 올 호황 시기에 찾아올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위기대응은 물론이고 중장기적 미래 먹을거리를 키워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산업이라 할 수 있는 조선산업의 경우 1970년대에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2%도 안됐다. 정부는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72∼1976년)에서 조선산업을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했고 민간기업은 이에 상응하는 연구·개발, 우수인력 양성 등 적극적인 투자를 실행에 옮겼다. 현재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세계시장의 40%를 점한다. 부동의 1위다. 이러한 성공사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부는 현 위기에 대한 단기 대응과 함께 고령화, 에너지 고갈, 기후변화 등 미래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를 포괄하는 국가정책 방향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인 `녹색성장'을 제시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적극 육성키로 했다.

신성장동력은 녹색성장 실현을 위한 가장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으로 5∼10년 후 우리나라를 선도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발굴·육성하자는 취지다. 신성장동력은 에너지·환경문제 대두, 업종·신기술 융합화, 서비스산업의 부가가치 증대 등 시대 트렌드를 반영해 17개 유망분야로 구성됐다.

정부는 올해 1월 확정한 17개 신성장동력이 새로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주력산업이 되도록 정부의 정책역량을 집중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속담에 `밀짚모자는 겨울에 준비하라'는 말이 있다. 현 상황에 비춰 의미를 되새겨보면 어려운 시기 또는 남들이 준비를 소홀히 하는 시기에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고 효과적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신성장동력 산업이 국가경제를 선도할 수 있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과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만큼 기업의 자발적 참여와 국민의 호응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10년 전 IMF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은 것처럼 신성장동력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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