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다음날 인물, 이토 히로부미?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9.03.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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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다음날 인물, 이토 히로부미?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오늘의 세계인물'로 이토 히로부미를 소개했다가 삭제하는 물의를 일으켰다. 이를 두고 3·1절 바로 다음날 일제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오늘의 인물로 소개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일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173,400원 ▲3,200 +1.88%)에 따르면 네이버는 3월2일자 '오늘의 세계인물'로 이토 히로부미를 소개해 발표했다.



'오늘의 세계인물'은 문화, 스포츠, 정치, 경제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성취를 남겼던 인물을 정해 그들의 일생을 소개하는 네이버의 한 코너다. 인물 소개는 전문 필진에 의해서 이뤄지며, 그날그날의 이슈에 따라 해당 인물이 결정된다.

문제는 이토 히로부미를 소개한 날이 공교롭게 3·1절 다음날이라는 점이다. 1906년 3월 2일이 이토 히로부미가 초대 대한제국 통감으로 부임한 날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적절치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NHN 관계자는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도 있고 해서 경각심을 고취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이라며 "하지만 비판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삭제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토 히로부미를 위인의 개념으로 간주해 오늘의 인물로 정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네이버가 올린 오늘의 인물 관련 내용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목은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 "대한제국의 초대 통감이 되어 안중근 의사의 총에 죽을 운명이 시작되다"라고 표현하는 등 그의 일생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토 히로부미가 '오늘의 인물'로 소개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네티즌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글의 내용과 상관없이 3·1절 다음날 이토 히로부미를 네이버의 전면에 배치한 것은 국민 정서상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NHN 관계자는 "당초 기획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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