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바이오株, '대박투자자'의 DNA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2009.03.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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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꼼꼼한 분석과 장기 인내력 요구

신약·바이오株, '대박투자자'의 DNA


주식시장에는 항상 테마주가 존재한다. 테마주는 정권이나 정책이 바뀔 때나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클 때 맹위를 떨친다. 테마주는 대부분 미래가치를 현재 주가에 반영하거나 어떤 이슈에 대해 견강부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정가치 평가가 쉽지 않고 그로 인해 한번 테마가 형성되면 주가는 오버슈팅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근 녹색성장주, 대체에너지주, 오바마 수혜주 등 정부정책 관련주, 신약 및 바이오주 등이 주요 테마를 형성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바이오주가 가장 강한 테마주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 테마주에 투자할 때 신중하게 종목을 선정하고 투자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신약개발이나 바이오 테마주의 경우 성패에 대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자금의 투입이 필요할 뿐 아니라 성공확률도 그다지 높지 않다. 심지어 직접 개발을 담당하는 연구원조차도 성공을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평가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은 객관적인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너무나 쉽게 연구결과나 보도자료를 쏟아내 투자자들은 현혹하고 있다.

신약개발과 관련 객관적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연구결과를 보도자료나 홍보성 기사, 루머 등을 통해 투자자들을 현혹시킨 사례는 필자가 애널리스트를 시작한 1990년대 초 이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신약개발 테마주의 효시는 1990년대초 인슈린 패치제를 개발중인 D제약이라 할 수 있는데 그 후 위장장애 완전 해결 진통제, 소금물보다 낮은 독성 에이즈특효약, 기적의 항암제 등과 관련된 무수히 많은 사례가 있으나 제품화에 성공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전세계 동시다발 금융위기와 오바마 정부 출현 이후 신약 및 바이오 테마주도 급부상해 다시 그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데, 황우석 사태 이후 동물복제나 줄기세포 관련 보도자료나 기사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게다가 직접 연관성을 입증하기 어려워 아전인수격 해석에 가까운 오마바 수혜주도 한 테마를 형성했다.

수년전 바이오붐이 한창일 때 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KFDA)의 고위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논문이나 학회발표, 허가서류 등 공식적인 채널을 통하지 않고 검증하기 힘든 연구결과를 무책임하게 공개하여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으나 별 성과는 없었다. 이제는 어떤 형태로든 정비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주식시장에서의 강력한 바이오붐은 지금까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바이오기업의 자금조달을 늘려 바이오산업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있고 필자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머니게임으로 인한 투자자의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 바이오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안의 마련과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제도나 규제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자기발견이다. 투자동기가 시장의 테마에 편승하여 한탕을 노리는 머니게임 동참인지, 아니면 미래 핵심산업으로서 바이오주의 과실을 향유하기 위한 투자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물론 이 글은 후자의 관점에서 필자의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는 신중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차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종목피킹을 위한 원칙이 필요하다. 한 종목만 고르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3~4개 종목을 바스켓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다.

미래가치의 평가는 검증이 어려운 보도자료나 기사보다는 학술지나 학회 발표자료, 허가관련 문서 등에 근거한 객관적 사실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또 성공 이후 상업성 평가도 중요하다. 담당 애널리스트조차도 한계를 드러낼 정도로 적정가치 평가가 어렵지만 개발단계나 파트너십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해외 사례를 참조한다면 바이오주 투자에서 리스크를 대폭 줄이고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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