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환시장에 떠도는 얘기들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9.03.0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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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560원 돌파, 1700선도 가능

"지금이 원/달러 환율 고점 아닐까요?"
"과거 외환위기때 1600원선이었는데 지금은 우리 펀더멘털이 그때보다 좋으니 그 정도까지 오르기야 하겠어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은 지난달 20일 일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오가던 대화다.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외환위기때와 비교하면 나을테니 원/달러 환율이 1600원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약 일주일 정도 지난 3월초, 시장참여자들의 기대는 그야말로 기대에 그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환율은 지속적으로 올라 1560원도 넘어섰고, 지금은 1600원이 아니라 1700원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증시 역시 환율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2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 현재 30포인트 이상, 3% 이상 하락하면서 1030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1000선 붕괴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외환시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만 놓고 보면 코스피 1000선 붕괴는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정부가 1600선은 넘어야 방어를 할 것 이라는 예측, 한 외국계은행 한국지점이 철수를 위해 달러를 대규모로 매수하고 있다는 루머, 최고 1770원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전망 등 불안한 소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시 증시로 돌아오면 환율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외국인들은 이날 11시10분까지 1891억원어치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터닝포인트가 언제일지 불확실하다보니 일단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종목별로는 내수주, 수출주 할 것 없이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환율상승 수혜로 선방하던 수출주까지 이날 동반하락하는 것은 환율상승에 대한 수혜보다는 불안한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긴 관점에서는 3월 위기나 미국 은행 국유화는 오히려 기회가 될 여지가 있지만, 불투명한 요인이 많아 3월을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는 시장의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며 "특히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며 금융시장을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인 국내외 지표의 부진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회복 기대감을 갖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금융위기 극복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대응이 제시되지 않는 한 펀더멘털 악화에 대한 경계감과 외환시장의 불안정성 등이 이번주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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