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외환위기때 1600원선이었는데 지금은 우리 펀더멘털이 그때보다 좋으니 그 정도까지 오르기야 하겠어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은 지난달 20일 일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오가던 대화다.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외환위기때와 비교하면 나을테니 원/달러 환율이 1600원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기대감이었다.
증시 역시 환율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2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 현재 30포인트 이상, 3% 이상 하락하면서 1030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1000선 붕괴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다시 증시로 돌아오면 환율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외국인들은 이날 11시10분까지 1891억원어치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터닝포인트가 언제일지 불확실하다보니 일단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종목별로는 내수주, 수출주 할 것 없이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환율상승 수혜로 선방하던 수출주까지 이날 동반하락하는 것은 환율상승에 대한 수혜보다는 불안한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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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긴 관점에서는 3월 위기나 미국 은행 국유화는 오히려 기회가 될 여지가 있지만, 불투명한 요인이 많아 3월을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는 시장의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며 "특히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며 금융시장을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인 국내외 지표의 부진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회복 기대감을 갖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금융위기 극복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대응이 제시되지 않는 한 펀더멘털 악화에 대한 경계감과 외환시장의 불안정성 등이 이번주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