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유럽 위기에 취약"-FT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03.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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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에 자금 물린 유럽 은행 회수 가능성

한국의 외채가 줄어들고 있지만 위기가 아직 끝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FT는 이날 렉스칼럼에서 아시아 국가 중 신용위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한국이 지난해 4분기에만 해외 대출의 10%인 450억달러를 상환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이 이 같은 외채 축소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전히 위기에서 빠져나왔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FT는 그 이유로 동유럽 국가들의 연쇄 디폴트 위기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유럽 은행들이 급격하게 대출 비중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T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유럽 은행들이 한국 외채의 58%를 차지하고 있는 등 유럽 은행들의 비중이 높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FT는 동유럽의 영향을 받고 있는 유럽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 대출의 만기 연장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와 증권시장은 연일 들려오는 악재들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한국의 단기 외채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1940억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그 어느 국가 보다 높다.


한국은 미국과 맺은 통화 스와프 300억달러 가운데 남은 130억달러를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과 200억달러, 중국과 26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를 각각 체결했다.

그러나 FT는 일본 중국과 맺은 통화 스와프가 미국 달러로 환전될 것인지에 대한 보장은 없는 상황임을 전했다.

물론 FT는 이 같은 통화 스와프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외채가 순조롭게 만기 연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FT는 동유럽 국가들의 영향을 입은 유럽 은행들이 만기 연장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한국 외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이를 이유로 "한국이 아직 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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