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위기, 자금이탈+수출타격 우려"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9.03.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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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硏 "직접적 피해규모는 7억 달러, 간접적 영향 더 클 듯"

-한국 총외채 규모 중 유럽계 자금 57%
-서유럽 금융회사 국내 차입금 중 100억 달러 올 상반기 도래
-동유럽 내수 부진으로 유럽지역 수출 감소 우려

동유럽 금융위기로 인해 한국경제가 직접적으로 입을 피해 규모는 미미하지만 서유럽 금융회사들이 국내 대출 일부를 회수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어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일 '동유럽 금융위기의 현황 및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들의 동유럽 관련 대출채권 및 투자자산은 약 7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자금압박을 받는 서유럽 금융회사들이 국내 대출 일부를 회수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동유럽의 연쇄부도 위기는 '유럽의 서브프라임'으로 비유되며 이 지역에 대한 주요국들의 대출액은 약 1조 7000억달러에 이르며 미국의 서브프라임 1조2000억 달러보다도 큰 규모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08년 9월말 한국의 총외채 규모는3662억 달러이며 유럽계 자금은 2093억 달러로 전체의 57%를 차지한다. 국내은행이 서유럽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차입금은 전체 850억 달러의 25%인 200억 달러이며 100억 달러가 올 상반기에 도래한다.

여기에다 지난해 말 국내 주식 매수에 나섰던 유럽계 자금도 이탈할 가능성이 있으며 달러화·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돼 외환시장의 불안도 재현될 수밖에 없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소는 또 동유럽의 내수 부진에 따른 내구재 수출 감소와 함께 서유럽 수출을 위한 부품 및 원자재 수출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에 이미 한국의 동유럽에 대한 수출이 급감한 데 이어 앞으로 동유럽은 물론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까지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의 경우 그리스의 해운선사가 벌크선 2척에 대해 발주취소를 요청하는 등 우려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동유럽발 위기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공포감을 제거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한국의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고는 있으나 피해 규모와 위험 대상 국가 및 기관이 비교적 명확한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해 위기 상황을 점검하고 동유럽 진출 기업들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현재 동유럽 10개국에 332개 기업이 진출해 있고 37억8000만 달러가 투자돼 있다며 각 기업들이 각종 금융지표와 경제펀더멘털 등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자금과 환 관리는 물론 재고와 채권 관리, 노사문제까지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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