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현금이 왕 아니다, 美 국채 거품"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3.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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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 주주서한②]"정부 '올인'조치 불가피"

편집자주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사업보고서와 함께 연례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자신의 투자철학과 경제상황에 대한 판단을 재치있는 표현속에 담은 그의 주주서한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매년 화제가 된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버핏 "현금이 왕 아니다, 美 국채 거품"


"현금은 왕이 아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28일(현지시간) 2008년 사업보고서와 함께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현상을 경계했다.

그는 몇년 전만 하더라도 미 국채가 제로금리에 가까운 수익률에 거래될 것이라곤 생각할 수 없었다며 "2008년말 미 국채 버블 역시 1990년대 후반의 인터넷 버블, 2000년대 전반의 주택거품만큼이나 이례적인 상황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혼란이 가중될수록 현금대용물이나 현재 금리 수준의 장기국채를 보유하는 투자정책을 오래 끌고가는 것은 큰 잘못이라는게 버핏의 주장이다.

현재 상황에서 현금이 가져다주는 수익이 거의 제로에 가깝고, 갈수록 구매력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현금이 왕'이라는 속언들로 인해 현금선호 원칙을 고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들에게 큰 박수를 받는 투자를 경계하라, 사람들은 위대한 결정에는 하품만 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안정정책과 관련, 미 재무부와 연준은 포커 용어로 '올 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전 같으면 컵 수준으로 처방됐을 정책들이 배럴 단위로 쏟아부어지면서 인플레이션과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산업들에 이어 도시와 주들도 정부의 도움으로 연명하려 할 것이며 이들은 자발적으로 자립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부작용이 어떻든간에 완전한 파국을 막기 위해 강력하고 즉각적인 정부 조치가 필요했다"며 정부의 정책에 긍정적인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좋든 싫든, 월스트리트건 메인스트리트건, 또다른 어느 스트리트건 모두 한배를 타고 있다"고 표현했다.


버핏 회장은 "경제가 조만간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9년에도 경제는 흔들리겠지만 이는 주식시장의 상승 여부를 말해주지는 않는다며 증시 예측에는 신중을 기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남긴 교훈에 대해 버핏 회장은 "주택을 소유하는것은 멋진 일이지만, 집은 차익을 얻거나 대출용 담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즐거움과 거주를 위해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 구입자나 대출자, 부동산업자, 정부는 현재의 주택위기에서 향후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명백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며 주택구입자들은 최소 집값의 10%는 미리 납입(다운페이)해야 하고, 월세는 수입으로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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