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9조 투자 '잡셰어링' 동참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9.03.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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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제철소 등에 집중… 상생경영도 강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올해 사상 유례없는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재계의 '잡셰어링(일자리나누기)'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투자규모를 전년 수준인 9조원대로 잡았다.

현대·기아차 (124,200원 ▼2,100 -1.66%)그룹은 1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 차량과 고연비 소형차 개발에 집중하고 일관제철소 건설은 물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친환경차 개발을 비롯한 연구개발(R&D) 부문에 3조원, 시설부문에 6조원이 투입된다.

R&D부문의 경우 경제가 회복되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연비 차량과 친환경차의 개발과 대중화에 중점적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특히 친환경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하이브리드카'는 7월 국내 시장 출시를 기점으로 내년에는 쏘나타급으로 확대해 미국 수출을 포함 연간 3만대 규모로 늘려 나가기로 했다. 2012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연료전지차'는 국내·외에서 시행 중인 시범운행 대수를 100대까지 늘려 상품성 향상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친환경차 개발과 관련해 총 2조4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하고 R&D 전문 인력도 1000여명까지 확충해 그린카 4대 강국 진입을 조기에 실현키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는 IT와 전기·전자산업 등 전후방 관련 산업의 투자 증대로 이어져 2010년에는 고용인원이 2200여명에 달하고 생산유발 효과가 42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또한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중인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에 총 투자금액인 5조8400억 중 2조원을 올해 안에 투입키로 했다.

건설단계에서만 335개의 협력 업체와 월평균 연인원 15만4000명이 참여하고 있는 일관제철소는 2월 중순 현재 종합 공정률 58%를 보이며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공정 후반기로 접어드는 올해에는 하루 평균 직·간접 고용인원이 1만명을 돌파, 연간 투입되는 연인원만해도 318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 가동이 시작되면 약 5000명의 직접 고용을 비롯해 연관 산업에 약 7만 8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그룹측은 설명했다. 2011년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기아차그룹은 '철강소재산업-완성차생산-폐차처리-고철재활용'에 이르는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갖추게 된다.

아울러 관리직 직원들의 임금동결과 임원 연봉삭감 등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은 청년 실업 해소와 글로벌 인재 양성 차원의 '일자리 나누기'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300명선인 대졸 인턴사원을 1000명 더 늘려 뽑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청년 봉사단 1000명을 상·하반기 나눠 해외로 파견하는 등 총 2300명의 청년 인재를 양성키로 했다.

글로벌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국내 대학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마련한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을 다음달부터 시행하고 인턴 근무기간 중 여름방학을 이용해 약 2개월 동안 해외 현지 법인에 파견하는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신규 채용의 경우 일정을 앞당기고 대졸 초임 삭감 등을 통해 '일자리 나누기'를 확대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키로 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협력사들을 위한 지원책도 강화키로 했다. 우선 지난해 조성한 상생협력펀드 1300억원과 올해 협력보증펀드 2700억원 등 총 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부품업계 유동성을 지원함으로써 고용 안정화에 기여키로 했다.

또 중소기업 납품 대금의 현금 결제, 공동구매 통한 원부자재 구매비용 절감, 핵심부품 개발 및 기술지원 강화를 바탕으로 한 성과공유제 등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도 병행키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여건이지만 전년 수준의 투자와 고용창출 계획을 발표한 것은 무엇보다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함으로써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기간 산업으로 미래 경쟁력 강화에 철저히 대비해 녹색 선진국가 건설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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