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RD·EIB, 동유럽 은행에 310억달러 지원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2.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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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유럽투자은행(EIB) 등 서유럽 은행기구들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유럽 은행 긴급 지원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은행, EBRD, EIB 등이 27일(현지시간) 동유럽 은행권에 245억파운드(310억달러)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지원 계획에 따르면 EBRD는 지분 투자와 대출 등을 통해 동유럽 은행에 60억파운드를 투입한다. 유럽연합(EU)의 투자은행인 EIB는 동유럽 중소 기업에 110억달러를 대출해줄 계획이다. 세계은행은 은행, 인프라스트럭처, 무역금융 등에 55억파운드를, 정치적 위험 보장에 20억달러를 각각 지원한다.

긴급 자금 지원 결정으로 동유럽 은행들도 잠시나마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 같은 유동성 수준 회복 기대에 힘입어 수년 저점으로 추락했던 헝가리 포린트화, 체코 코루나화, 폴란드 즈워티화 등이 일제히 강세로 돌아섰다.



서방에서 시작된 신용위기와 경기 침체 여파로 최근 동유럽 은행들의 유동성 수준은 위험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헝가리, 라트비아 등 상황이 심각한 곳에서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에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는 수년 저점으로 추락했고 이는 결국 동유럽발 신용위기가 서방 은행들을 재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졌다.

서방 은행기구들의 이날 결정도 이 같은 위험성을 인식한 선택이다. 상호 은행시스템이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만큼 동유럽에서 시작된 불안이 언제든 서방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


토나스 미로우 EBRD 총재 역시 이날 동유럽 은행 지원 결정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상호 특수성을 강조했다.

은행시스템 붕괴라는 1차 충격뿐 아니라 은행 불안으로 동유럽 경제가 퇴보하는 2차 충격도 서방 경제에 치명상이 될 수 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동유럽 이머징마켓의 급속 성장은 한동안 서유럽국들과 미국, 일본 등 서방 경제의 성장 모멘텀으로 기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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