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계열사 부동산펀드 집중투자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09.03.0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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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맵스리얼티1'호 지분 28%보유..유동성공급효과도

미래에셋생명이 계열사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상장 부동산펀드를 집중매입, 지분 1/4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가 됐다.

2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07년 4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아시아퍼시픽부동산공모1호투자회사’(상장명 맵스리얼티1)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여 보유지분을 2배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맵스리얼티1’은 지난 2007년 2월 미래에셋맵스운용이 설정한 해외 부동산펀드로 그 해 4월 증시에 상장됐다. 펀드 전체 설정액은 4317억원으로 설정 당시 미래에셋생명도 590억원 가량을 투자해 13.69%(1182만2656주)의 지분을 보유했다.



‘맵스리얼티1’가 증시에 상장된 이후 미래에셋생명은 거의 매달 주식을 사들였다. 상장 첫 해인 2007년에만 1000만주 이상 주식을 매입해 보유 지분을 25.57%(2208만1196주, 2007년 12월10일 기준)로 늘렸고, 지난해에는 약 200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또 올 들어서도 10만주 이상 주식을 매입, 지난 10일 현재 보유 지분은 최초 투자시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27.92%(2592만2024주)로 증가했다. 미래에셋생명이 ‘맵스리얼티1’의 주식을 사들이는데 들인 총 투자금액은 약 1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측은 자산운용기간이 긴 생명 계열사의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맵스리얼티1’는 상장이후 두 차례 배당을 실시했고, 향후 2년 이후 투자해 놨던 개발사업들이 마무리돼 본격적으로 이익(임대수익) 발생하면 액면가 대비 5% 이상 배당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현재 펀드의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크게 낮은 상태이지만 그만큼 투자 메리트가 높아 (미래에셋생명이)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의 이 같은 투자는 일반투자자에게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국내외 사무용 빌딩에 투자하는 ‘맵스리얼티1’는 무려 40년간 환매가 금지된 폐쇄형 부동산펀드다. 따라서 만기 전 투자금을 현금화하려면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주식을 팔아야 한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주가가 반토막나고, 거래가 부진해지면서 부동산펀드 투자자들의 유동성 확보욕구도 커졌다. 장기투자가 용이한 미래에셋생명의 진입은 일반투자자의 현금화 욕구를 실현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한편 지난 27일 기준 ‘맵스리얼티1’의 주가는 2445원으로 미래에셋생명의 보유지분 평가금액은 630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투자금액 대비 약 37%(370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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