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도 못잡은 '사교육비'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9.02.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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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9조 전년비 4.3%↑…물가상승 반영하면 0.3%↓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규모는 약 20조9000억원으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사교육 없는 학교'를 전국으로 확산시켜 사교육비를 잡는다는 방침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통계청과 공동으로 실시한 '2008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는 20조9095억원으로 전년(20조400억원)에 비해 4.3% 증가했다.

다만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4.7%)을 감안해 불변가로 환산한 실질 사교육비 총 규모는 전년(19조1221억원)보다 소폭(0.3%) 감소한 19조606억원으로 나타났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3000원으로 전년(22만2000원) 대비 5.0% 증가했으나, 불변가로 환산한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소폭(0.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교과별로는 전년에 비해 영어(11.8%)와 수학(8.8%)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고 논술(-12.5%) 사교육비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사교육비 증가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해외 어학연수 수요의 국내 흡수와 함께 새 정부 출범 후 추진된 영어 공교육 정책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교과부는 해석했다.


논술 사교육비의 감소는 대입자율화 정책에 따라 대학들이 2009학년도 입시에서 논술고사 시행을 대폭 축소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성적수준별로 보면 성적이 높은 학생은 주로 선행학습을 위해, 성적이 낮은 학생은 학교수업 보충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과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10월말 1단계로 발표한 학원비 등 사교육 경감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2단계로 공교육을 내실화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이를 위해 방과후학교 등이 강화된 '사교육 없는 학교'를 전국에 300곳을 지정, 한 학교당 평균 2억원씩 모두 6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교육 없는 학교'는 2012년까지 모두 1000곳이 지정될 예정이며 매년 성과를 평가해 계속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 4/4분기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방과후학교 활성화 등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중·고 273개 학교의 학부모 약 3만4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3~5월 지출분)과 10월(7~9월 지출분)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됐다.

사교육비는 학원비, 개인·그룹과외비, 학습지, 인터넷·통신강의 과외비 등 초·중등학생의 학교 외 보충교육비를 이른다.
불경기도 못잡은 '사교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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