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과 현·선물 역학관계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2.2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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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9일만에 선물 순매수… 현물도 장중 순매수 전환

코스피지수는 특별한 호재도 없고 뉴욕 증시의 1%대 하락에도 불구하고 1%대중반의 상승을 기록 중이다. 뉴욕 증시가 24일 3%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25일 0.3% 상승에 그치더니 26일에도 뉴욕과 다른 움직임이다.

'다시 디커플링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여전히 코스피지수는 해외 증시와 동조화돼 있는 상태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일 우리 증시의 지지부진은 뉴욕 증시의 오름세가 지속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선반영돼 있었다는 것. 실제로 25일 장중 미국 지수선물은 하락세를 보였었다.



그렇다면 오늘의 상승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프로그램이다. 전일 미리 매를 맞은 상태에서 프로그램이 큰 폭의 매수세를 보이며 상승 폭을 예상외로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프로그램은 오전 11시14분 현재 29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프로그램은 지난 16일부터 8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현물시장을 압박해 왔었다.



이같은 프로그램의 반전은 선물시장과 연결돼 있고 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외국인과 연결돼 있다. 프로그램은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의 가격차를 이용한 차익거래와 선물과는 무관한 비차익거래로 구성돼 있다. 이론적으로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아야 하지만 최근 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높은 상태, 이른바 백워데이션이 지속되면서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차익매도가 꾸준히 나타났다. 오늘은 그 반대의 현상이다.

반대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외국인의 자세 전환이다. 외국인들은 오늘은 지수선물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선물을 매수하면서 선물가격이 상승,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차익매수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프로그램이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지난 8일은 외국인들이 선물을 연속 순매도한 기간과 일치한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기록적인 수준까지 증가한 상태다. 12월 만기일 이후 외국인들의 선물 누적 순매도는 지난 25일까지 4만3000계약을 넘었다. 사상 최대 수준에 육박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가 멈추지 않고 계속되면서 이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단순히 헤지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하락에 베팅한 투기적 거래인지 설왕설래가 많다. 우리는 모르고 있는 대형 악재를 미리 알고 있는 외국인들이 우리 증시의 폭락을 예상하고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음모론적인 분석까지 나온다.


그렇다면 오늘의 외국인 모습은 이들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일까.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문주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 세력이 되돌림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새로운 세력이 신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선물의 상승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존 외국인이 매도에서 매수로 포지션을 바꿨다면 장초반 미결제약정이 강하게 유입되지 않지만 오늘은 3200계약까지 미결제약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문 연구원은 "하지만 신규세력이 유입된다는 점도 확실치는 않아 기존 세력의 매수세 포지션 변경인지, 새로운 세력의 단기적인 대두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외국인들의 선물 시장에서의 움직임은 제한적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오히려 현물시장에서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현물 매도에 앞선 헤지성 선물 매도라면 앞으로 현물시장에서 대규모의 매도 공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의 선물 누적 순매도가 4만3000계약을 기록했던 지난해 6월12일 당시 외국인들은 현물시장에서 6월 9일부터 7월23일까지 무려 33영업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순매도를 시작하기 전인 지난 10일부터 25일까지 12일 연속 현물시장(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벌여 왔다. 오늘도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다. 장중 순매수로 전환하기도 했고 매도폭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아직 입장 변화로 보기에는 섣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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