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오피스·신축용지 쏟아진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9.02.2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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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 구조조정 겹쳐, 가격 하락폭도 커져

'서울 양재동 구조조정빌딩 310억원', '서울 삼성동 토지 140억원(15층 건축 허가)'

경기 불황에 기업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중소형 오피스와 신축용지 매각이 증가하고 있다. 일부 부동산투자자문사에는 오피스 매각과 매수 의뢰가 들어온 건수가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 증가와 함께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수세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중소형오피스ㆍ용지 매물 급증
'서울 삼성동 빌딩 65억원', '서울 역삼동 신축 빌딩 85억원', '서울 역삼동 대로변 빌딩 145억원', '서울 논현동 신축 용지 90억원(건축허가 취득), '서울 삼성동 토지 140억원(15층 건축 허가), '서울 서초동 신축 용지 90억원'.

서울 도심의 중소형 오피스와 신축용지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중소기업 폐업과 상가 폐업이 늘면서 공실률이 높아지고 가격마저 하락함에 따라 매물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것.



특히 최근 들어 기업 구조조정용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용 매물의 경우 부동산투자자문사 등을 통해 비밀리에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알려진 수보다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한 투자자문사에는 최근 한달새 10여 건이 넘는 오피스 매각의뢰가 접수됐고 이중 70~80%가 구조조정 물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공실률이 늘어날 위험이 있거나 임대료 수익이 안정적이지 않은 빌딩들이 매각 대상"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시행사들이 추진하던 오피스 개발사업들이 잠정 중단돼 신축용 토지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통상 시행사들의 수익률이 10% 내외지만 최근 가격이 20% 가까이 떨어진데다, 공실률도 늘고 있고, 신용경색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까지 전면 중단돼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도심권역(CBD)과 강남권역(KBD)에서 1000평 내외의 부지를 구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경기 불황으로 가격이 하락한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가격만 맞으면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급 증가로 가격은 하락세
시장에서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 경기 불황에 공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투자자문사에 매수를 의뢰한 투자자들의 대부분이 가격 하락폭이 크고 입지가 좋은 급매물을 선호하고 있다.

오피스 규모별로 투자자들도 세분화되고 있다. 500억원 가량의 중형 오피스는 공제회와 연기금이 주로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고, 200억원 이하는 일반 투자자들이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요구하는 가격 수준이 낮아지고 하락한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면서 매각 호가와 매수 희망가격간 격차도 줄고 있다. 1월까지만 해도 사자와 팔자간 격차가 컸는데 최근에는 그 격차가 줄었다. 이처럼 하락한 가격에 속속 거래가 성사되면서 투자기간이 긴 연기금이나 공제회들이 추가로 매수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개인이 소유한 중소형빌딩은 가격하락에 대한 거부감이 법인보다 커 실제 거래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하락한 가격에 오피스를 팔 경우 양도세를 내고 대출을 갚으면 남은 돈으로 투자할 대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른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중소형빌딩은 가격에 대한 하방경직성이 크다"며 "너무 싼 가격을 요구할 경우 금리도 싸지고 있고 증여라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팔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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