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지속된 외국인들의 매도, 연이은 주가 하락, 이에 따른 매수청구 물량 증가 예상과 KTF와의 합병 무산 우려까지. 최근 KT를 둘러싼 뉴스는 부정적인 소식 일색이었다.
이 사장의 이같은 약속에 시장은 바로 화답했다. 장초반 강보합을 보이던 KT 주가는 주주환원정책이 알려진 후 급등세를 타면서 오전 11시5분 현재 전날보다 2100원(5.87%) 상승한 3만7900원을 기록중이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KT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KTF와의 합병을 위한 주식매수청구가격인 3만8358원 아래에서 머물렀다. 이러다 보니 매수청구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제기됐고, 일부 투자자들은 합병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주가는 더욱 압박을 받았다.
대다수 업계와 증시 전문가들은 지나친 우려라고 판단했지만, KT 경영진 입장에서는 두고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에 이날 긴급 사장 간담회를 열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골자로 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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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주가하락으로 늘어난 매수청구에 비용을 사용하는 것이나, 자사주를 소각하기 위해 비용을 사용하는 것이나 현금을 사용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차라리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자사주 소각을 선택한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KT의 정책에 대해 매우 적절하고 긍정적이라고 환영했다. 시장의 지나친 우려와 심리 위축을 바꿔놓을 수 있는 방침이라는 평가다.
김동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KT를 둘러싼 분위기는 비관이 비관을 낳았던 상황"이라며 "이날 발표는 시장의 우려와 비관을 걷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소각은 주가를 부양해 매수청구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또 그동안 외국인들이 KT를 팔고 SK텔레콤을 샀던 것은 합병KT의 배당정책이 불투명했다는 이유도 컸는데, 이날 배당정책을 SK텔레콤 수준으로 밝히면서 외국인 매수도 유인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50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소각해서 주가가 올라가면 매수청구가 줄 수 있으니 효과적이다"며 "일단 KT 주가는 상승쪽에 무게를 둘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