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외인, '바이 코리아'의 추억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2.2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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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헤지펀드 3월 환매준비 일단락, 매도공세 주춤 전망

올해초 바이코리아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코스피시장에서 11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 2008년 8월19일부터 9월5일까지 14일간 지속됐던 순매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올 들어 한국 주식시장에서 누적 순매수를 보이던 외국인들은 어느새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쳐 333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시장에서도 11일간 순매도가 지속되면서 1조9000억원에 육박했던 누적 순매수를 거의 다 까먹고 594억원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오늘(25일)도 순매도 행진을 이어간다면 외국인들의 포지션은 매도 우위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12월, 1월 두 달 연속 이어지던 순매수 행진도 2월 들어서는 7105억원의 순매도다. 2월 장 마감이 사흘 남은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코스피시장에서 월간 순매수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외국인들은 특히 선물시장에서 기록적인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12월 만기 이후 선물시장에서 4만 계약 이상의 누적 매도를 기록 중이다. 현물 시장에 대한 헤지의 성격도 있겠지만 투기적인 매도도 상당하다는 게 선물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시의 하락에 베팅한 세력이 많다는 의미다.

실제로 대신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외국인의 선물매도(누적)가 3만 계약을 상회한 경우는 2007년 8월 10일, 2008년 6월 25일, 9월 29일로 총 3차례 있었으며 이후 주가는 각각 10%, 13%, 35%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는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인 베이시스를 악화시켜 프로그램 매물을 지속적으로 출회시키며 코스피시장의 수급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셀 코리아'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환율이 안정되기 전에는 외국인들의 매도 자세가 좀처럼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2월초 외국인이 순매수한 이유를 찾아보면 해답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에는 헤지펀드의 환매가 일단락되면서 매도공세가 크게 약화됐고 여기에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환차익을 노린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 주된 이유였다는 것. "마찬가지 논리로 최근 외국인이 순매도하는 이유는 환율이 다시 급등하고 있고 헤지펀드의 환매가 다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결국 환율이 안정되기 전에는 수급상 외국인들의 귀환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원달러 환율은 23일 정부 개입으로 1500원 밑으로 떨어졌지만 24일 다시 1516원까지 뛰어 오르며 외환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는 3월 들어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헤지펀드가 통상 30~45일 전에 매도해 환매에 대비한다는 점에서 12월과 마찬가지로 3월 환매가 2월말로 일단락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뉴욕 증시는 급반등했다. 증시에 대한 '구두개입'이 크게 작용했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의회에 출석해 '금융기관의 조기 국유화는 필요없다'고 한 마디 한 것이 국유화 논란을 진화시켰다. 다우지수는 3.32%, S&P500지수는 4.01%, 나스닥 지수 역시 3.90% 올랐다. 해외발 훈풍은 상승할 이유를 찾고 있던 코스피시장을 오늘 따뜻하게 데워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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